그동안 뭐했니
22년 7월에 고민베어 상표등록을 신청했고,
22년 12월부터 네이버카페와 인스타 컨텐츠 작업을 시작했다. 실물 매거진도 발행.
23년 3-4월 구체적인 사업계획서를 쓰고 협업도 진행해보았고(투자유치는 실패했지만)
23년 5월부터 블로그, 브런치, 그리고 최근 쓰레드까지 확장하는 중.
반년간 총 200개 정도의 컨텐츠를 만들었나 싶다.
이렇게 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었지만 이제야 조금씩 뿌려두었던 것들이 반응하기 시작한다.
네이버 컨텐츠가 유료화되었고
브런치를 통해 다이어트업체에서 협업을 제안해 진행하고 있고 (이전에도 몇 번 제안이 있었는데 그냥 무시해버렸는데... 배가 불렀었나보다)
무엇보다도 실서비스 수요자들이 메세지를 보내고 카톡채팅방에도 등장한다.
제일 어려웠던 것이 시장조사였다.
카페나 식당처럼 문열고 들어가서 돈 내고 먹어볼 수도 없다.
상담시장은 규모가 1조라는데 그 시장이 어디 다 숨어있는지 실체가 드러나질 않는 형태다. 심리상담을 받는다는 것은 숨기고 싶어하는 개인적 활동이니까. 후기 따위는 없다.
어떤 상담사가 실력있는지, 혹은 그나마 양심적으로 하는지조차 정보를 얻기 힘든 곳이 이 시장이다. 아무나 들어와 설쳐도 아무도 못 건드리는 곳이고, 진짜 뜻이 있는 사람들은 정작 먹고 살기 힘들다할까.
마치 종교시장처럼, 많은 돈이 오고가는데 숨어있는. 정말 양심적으로 남을 돕는 사람들은 헐벗고 사는.
내가 하고 싶었던 것은 이 시장의 양성화다.
상담사들도 눈에 띄게 자신의 상담소를 마케팅하고, 편의점 가듯이 문열고 들어가도 편안한 곳이 되기를 바란다. 양성화하고 마케팅 할 줄 몰라서 자기들끼리 밥그릇 싸움하고 있는 학회의 행태가 우습기도 하다. 사회가 변하길, 문화가 변하길 기다리기보다 누가 먼저 나서면 될텐데. 이미 차고 있는 밥그릇이 두둑한데 누가 희생해 나설까만은.
그렇게 시장조사를 하면서 심리상담이라는 간판을 내건 곳 만이 이 시장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명상센터, 요가, 리추얼, 카톡오픈채팅방, 친구만남 서비스, 심지어 당근마켓까지도 사람들은 마음의 위안을 얻기 위해 간다. 동질감과 소속감을 얻기 위해 간다. 심리상담보다 접근도 쉽고 가격도 싸다. 사실 한국사회는 이미 그런 친구관계와 소속집단이 많은 곳이다. 그러니까 심리상담이 양성화되기가 더 어렵다. 작은 문제는 친구부터 찾아가니까.
양적연구가 안되면 질적연구로 가야한다.
집단상담에 들어가 내 얘기를 까놓았고, 리추얼 프로그램에 들어가 가벼운 관계 경험도 해보았다. SNS에서 사람도 모아보고, 카톡 채팅방에서 얘기도 해보고... 가능한 시장 곳곳에 발을 내밀어보았다. 그러니까 깔짝깔짝. 통계적 결론 같은 건 나올리 없다. 들어가서 느껴보고 큰 시장을 추측할 수 밖에. 원래 하던 일이 질적연구니까.
그 과정에서 인력풀도 좀 만들어놓아야 하고, (마음맞는 사람 찾기란 얼마나 어려운지) 협력업체도 좀 눈여겨 봐둬야하고, 그 과정의 스토리텔링도 잡아야하고, 할 일이 태산인데 인하우스 멤버는 죽는다고 난리를 치고 있고(그러니까 남편ㄴㅁ)
쉬울 리 없지만 생각보다 더 혼자 가야 하는 길이다. 의견 나눌 사람 없다는 것이 얼마나 갑갑한 일인지 모른다. 그나마 집단상담에서 심리학 전공자들에게 사업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젠 들어줄 이 없으니 브런치에게 말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