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다심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앞서 심리학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해야 할 사업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했어요!
아래와 같이 준비하고 있던 사업계획을 들고 누다심 선생님을 찾아가 진로상담을 했습니다.
사업전략짜기에 앞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시장조사였습니다.
시장조사를 통해 해야 할 일은 현재 존재하는 시장 내에서 내가 타겟팅하고자 하는 집단 및 서비스의 폭을 아주 좁고 날카롭게 만드는 일입니다.
상담하는 사람들은 많은 문제를 다 다룰 수 있어야 능력있는 것 아니냐구요?
이런 저런 문제들을 다 커버하고 많은 고객들을 거르지 않고 다 받을 수 있어야 상담자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 아니냐구요?
잠시만 잘 생각해보면, 의사들의 영역 또한 치과, 산부인과, 피부과, 외과 등으로 각자의 전문영역이 있습니다. 가정의학과와 같은 일반의보다 우리는 전문의를 더 선호합니다.
시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크고, 나 한 사람의 상담자가 커버할 수 있는 내담자의 수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좁고 날카로운 전문영역을 만들어 깊이 파고드는 것이 훨씬 더 실력있고 인정받는 방법이며
이것은 마케팅과 브랜딩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다시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시장조사시 고려해야 할 포인트 STEP 6
1.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들이 상담을 찾아오는가.
2. 그 많은 문제들 중 내가 특성화, 전문화 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 (가능한 내가 깊이 경험해 본 문제)
3. 내가 접근하고자 하는 영역에 실제 수요가 있는가. (공급량이 넘치지는 않는가)
4. 실제 수요가 있다면 해당 수요의 연령층 및 백그라운드는 명확히 어떤 사람들인가 (타겟고객 설정)
5. 해당 문제를 어떤 심리학적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그 방식이 나에게 적절한가 (행동치료, 인지행동, 긍정심리, 인본주의적 접근 등등)
6. 해당 문제에 대해서 전달하고 이야기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글쓰기, 영상편집, 그림그리기, 말하기 및 과거 경력에 따른 업무능력)
제가 심리학에 관심을 갖게 된 문제들은 여러가지가 있었습니다. 심리학을 공부하시려고 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삶에서 어떤 특정 문제를 겪었거나, 겪고 계시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되셨을 거예요. 바로 그 문제들을 중심으로 자신만의 전문 영역을 만들어 나가셔야 해요. 자신이 가장 오랫동안 깊이 고민하고 생각해왔을 문제이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니까요.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길게 오래 가려면 외부로부터의 보상이 없어도 집중할 수 있는, 버틸 수 있는 힘이 필요해요. 당장 피드백이 없어도 계속할 수 있는 힘이 내부에서 나오려면, 내가 평소 원래 관심있는 부분이어야 합니다.
저는 남편과 서른둘, 서른에 귀촌했고, 퇴사했고, 창업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국내 상위권의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직장을 다녔지만 행복하지는 않은, 건강하지 않은 일을 했었죠. 퇴사후 재미있고 건강한 일을 찾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며 자기계발과 자아실현을 위해 시간을 썼고, 창업컨설팅의 경력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남편이 경영전공에 경영컨설턴트 출신이고 브랜딩 공부를 하고 있어서, 함께 일하는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 판단했어요.
그래서 진로상담과 퍼스널브랜딩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구상했습니다.
STRONG검사와 MBTI 자격증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공부해보면서 해당 분야에 대해 깊이 파고들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스텝 중 아직도 1,2번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죠.
이 방향, 과연 맞는걸까?
그러다보니 막히는 구간이 오더군요. 카페 시장조사를 하는 것은 아주 쉽습니다. 돌아다니면서 문이 활짝 열려있는 카페를 찾아가서 먹어보고, 평가하고, 고객수와 테이블 회전율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심리상담이나 진로상담은요?
웹상에 오픈되어있는 마케팅 자료들을 기반으로 추측할 수 있는데, 사실상 직접 확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나라에서 진행하는 무료 진로상담 등 그 개체수가 너무 많아서 시장을 파악하기가 어려웠어요. 기존에 존재하는 서비스에 대한 조사도 어려웠고, 수요조사도 난감했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십여년전 일반적이지 않은, 남다르고 앞서나가는 심리학자의 길을 걸으시던 누다심 선생님이 생각났고, 심리학에 관련한 진로상담도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상담을 신청했습니다.
누다심 선생님을 만나다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이지 제 인생의 단비와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경험해보지 않은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말 꿀같은 기회였거든요. 왜냐구요?
"그래서 얼마나 벌 수 있는데?"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경영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논의를 해도 결국 수익화와 사업확장 지향적인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그거 내담자들한테 돈 계속 빼먹을려고 하는 거 아니야?"
반대로 심리학을 하는 사람들은 수익을 염두에 두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은 일, 남을 돕는 일을 하는데 수익을 목적으로 하면 부정적인 서비스가 되리라는 (장사꾼이 되리라는) 선입견이 있어서입니다.
심리학의 가장 근본적인 목적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사실상 브랜딩의 목적도 심리학과 같은데, 브랜딩이 경영학적으로만 접근되면서 목표설정을 잘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애초에 경영과 심리학의 목적이 다르지 않지만, 사람들이 돈을 쫓기 때문에 두 학문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의 목적이 양갈래길로 멀리 나아가게 된 것이죠.
누다심 선생님과의 대화는 애초부터 사업의 최종 목적이 '수익화'에 있지 않지만 '수익화로 지속가능성을 꾀하면서도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서비스'를 찾는데에 포인트가 있었습니다.
단순한 포인트이지만 대화의 내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누다심 선생님과의 상담에서 저는 해야 할 말이 너무나도 많았어서 그 짧은 시간안에 모든 것들을 이야기하고 사업전략으로까지 대화가 이어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는데요, 그 걱정은 기우였어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신 선생님은 제가 한마디만 해도 열마디를 이미 이해하시더라구요.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에 대한 통계자료와 수많은 사업전략에 대한 이해가 머릿속에 다 있으셨던지라,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천재랄까요, 수많은 천재들을 만나봤지만 그 다각적 사고방식과 진행속도에 진짜 감동해 눈물날 뻔)
* 누다심 선생님께서 콕 집어 이야기하신 포인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진로문제가 당장 비용을 들여야 할 만큼 삶에서 긴박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
2. 결과적으로 진로상담에 대한 실수요가 많지 않다. (좋은 대학 나와서 좋은 직장 다니는 게 최고인 한국사회)
3. 심리학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진로상담, 무료 상담들도 수도 없이 많은데 수요에 비해 이미 공급이 많다.
4. 기존의 진로상담과 완전히 차별적인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한마디로, 제가 준비하고 있었던 진로상담 및 퍼스널브랜딩 관련 사업계획은 수익성도 없고, 사람들을 돕는데도 그다지 이바지 할 수 없다는 결론이었죠. 그러면서 말씀하셨던 다음과 같은 내용이 기억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심리학으로 사업화를 하겠다고 찾아온다. 특정 주제를 가지고 와서 상담을 받는데,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를 분석해주어도 결국 하고 싶은대로 하더라. 큰 비용을 들여 수많은 어플들이 개발되었고, 나중에 찾아보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죽은 어플이 되어 있다. 어플이 아닌 서비스들 또한 활성화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인이 꽂혀서 하고 싶은 분야보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 짧은 시간 내에 저의 인생 스토리와 제가 맞닥뜨렸던 여러가지 문제들을 모두 들어보시고 이해하시고 제안해주신 주제였죠. 그 주제에 대해서, 다음 포스팅에서 이야기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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