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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만든 광고 하나 네이버 광고 안 부럽다

뭐 그래 봐야 1인 기업

by 고민베어 이소연

하루 4-5시간 취침에 할 일이 태산인데 이 글을 왜 써야겠다고 마음이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밥은 먹어야 하니까, 도시락을 뜯어 들고 아주 천천히 씹어먹으면서 써봐야겠다. (나가서 사 먹을 시간도 없고 아깝고 또 급하게 먹으면 체하니까, 뭐)





광고를 잘 만들었는지 인스타 광고 하나로 먹고사는 중이다. 그것도 콘텐츠 하나로.


네이버 검색 클릭광고로 몇 백씩 지출되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효과다. 하루에 몇 천 원 꼴이니까 비용은 1/15 정도? 6-7년 동안 이런저런 마케팅 방식을 사용해봤지만 이 정도로 효율적인 건 처음 봤다. 노출 범위나 타겟팅의 집중도 여부와는 독립적이니까 이건 결국 사람 심리를 파고든 것인데, 토할 때까지 심리학을 공부하는 중이지만 이유는 또 잘 모르겠다. (이 콘텐츠는 내가 만든 것이 아니다. 고로 심리학 공부를 베이스로 파고들어 만든 것도 아니라는 얘기. 콘텐츠 작업을 수년 동안 하던 남편이 직관적으로 만든 것.)


인스타에서 노출 범위야 당연히 네이버만 못하고, 네이버는 검색광고이니까 해당 상품이 필요해서 검색하는 사람들에게 노출되므로 타겟도 명확하지만 이건 뭐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해서 '넌 나한테 관심도 없었겠지만 나 좀 사볼래?' 하는 식인데 좋아요 한 건당 주문이 몇 건씩 들어오니 놀라울 수밖에.


네이버 검색 광고는 클릭당 구매로 전환되는 구매전환율이 3-10%다. 초초초 높아봐야 10%. 상품 가격에 광고비를 얹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매전환률 평균을 3%로 보고 이 이하면 광고 를 돌려야 할지 말지 고민해봐야 한다. 수익 따져보고 말이다. 수익이 많이 남는 상품이라면 (수익률이 높다면) 전환률 1%까지도 괜찮다고 하는데 이렇게 모든 정보가 오픈된 요즘 그런 수익률의 상품이 흔할까.


이거 하나로 네이버 검색 클릭광고과 비슷한 효과를 보는 중.

'직관적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는 결국 업력인가 한다. 이것저것 다 해보다가 이 시장에서 소비자를 이해하는 '력'이 높아졌달까. 그래도 심리학적으로 콘텐츠를 조금 파고들어 보자면


1. 사진 : 사실 뭐 다른 콘텐츠들에 비해 그렇게 잘 찍은 사진은 아닌데, '더티' 콘셉트가 한 몫하지 않았나 싶다. 더티 커피 좋아하는 한국사람들 홀리기 좋은, 커피 크레마를 듬뿍 찍은 토핑 잔뜩 쿠키.

2. 콘셉트 : 로고와 색상과 디자인을 여기까지 빼고 통일성을 갖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돈 들여서 하면 좀 더 빨랐겠지 싶지만 공부하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여하튼 컵과 박스와 모든 것의 콘셉트가 통일감 있고 명확한 것이 중요하겠지.

3. 문구 : 가독성 좋은 문구는 아니다. 줄줄이 나열해서 누가 읽을까 싶은 글인데 그래도 길지 않고, 첫 문장의 선물과 마법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을 묘하게 설득하는 것이 아닐까. 궁금하게 만들기도 하고. 유기농은 이를 가볍게 뒷받침해주는 트렌디한 단어다. 물론 이 하나하나의 문장들이 우리가 오랫동안 판매 및 피드백을 받은 결과로 얻게 된 진실이다. 결국 업력.

4. 상품 상세 페이지: 광고에 혹해서 클릭할 수는 있다. 하지만 진짜 구매로 전환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이 상세페이지와 후기. 현재의 상세페이지로 확정되기까지 몇 년 동안 만들고 반응보고 다시 만들고 반응보고 수정하고 다른 업체들 시장조사하고, 오랜 시간 공들였다. 이제는 포맷이 잡혀서 어떤 새로운 상품이 들어와도 간단하게 작업 가능해졌다.

5. 후기: 후기도 처음에는 당연히 쌓는 작업을 따로 해야 한다. 후기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상품에 대한 진정성있는 ‘진짜 후기’를 쌓아야하고, 그래야 그 이후에 쌓이는 후기들도 비슷한 맥락을 갖게 된다.
우리 공홈과 네이버 스토어팜 후기는 거의 나쁜 평이 없고, 진짜인가 싶을 정도로 좋은 얘기만 있다. 그만큼 정성들여 상품을 보낸다. 그리고 상품을 결제하고 기다리고 받아서 열어보는 과정에서 기대치에 비교해 만족도가 최대가 되는 심리(학)적 비법(?)을 사용한다. 아주 사소한 것들이지만 시간과 정성이라는 기법으로 코팅하는 과정이다. 비용은 아주 조금 더 든다. 아주 조금. 하지만 받는 이의 기분은 훨씬 더 좋아지도록.


다시 작업하러 가야 해서 더 길게 쓸 여유는 없지만 문득 든 생각에 기록을 남겨본다. 작은 사업이지만 많이 배우고 재밌다.


참고로 우리 공홈은

http://www.bloomingroastery.com

스토어팜은

https://m.smartstore.naver.com/blooming_roas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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