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넷. [이해받고 싶어요]

아이의 맥락과 어른의 맥락은 다를 수도 있어요

by 고민베어 이소연

이야기 넷. [이해받고 싶어요]

어린이집에 가지 않는 주말, 아이를 친정에 맡겨 두고 엄마아빠가 같이 일하러 갔다 돌아와 다시 반기며 만났습니다. 몇 시간 동안 저녁도 함께 먹고 친정에서 함께 재미있게 놀다가 밤늦게 집에 가려고 갈 채비를 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갑자기 집에 안 가겠다고 고집을 부립니다.

"집에 안 가아아! 더 놀 거야! 할머니집에서 잘 거야 아!!”

한 시간 동안 울며불며 도망 다니고 생떼 부리다 아빠한테 혼이 나도 소용이 없습니다. 울음이 가라앉고 나서도 갈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아예 자리 잡고 앉아 동화책을 봅니다. 아이 옆에 가만히 앉아서, ‘한참 잘 놀던 아이가 왜 그럴까’ 생각하다가 아직도 입이 튀어나와 있는 딸아이를 무릎에 앉히고서 물어보았습니다.

"엄마아빠 전부 일하러 가서 속상했어? 엄마아빠 또 일하러 갈까 봐 다 같이 할머니집에 있으려고 하는 거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렇게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아이가 벌떡 일어나

"나아~ 옷 입고 집에 갈래”

라며 옷을 집어듭니다.



아이들은 설명하는 방식을 알지 못해서 울음과 고집으로 표현합니다. 단순히 할머니집에서 계속 놀고 싶어 고집부린 것이 아니라, 엄마아빠에 대한 서운함과 혼자 남겨질 것에 대한 불안함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엄마아빠를 만났을 때에는 반가워 신난 마음에 서운함은 미처 표현할 타이밍이 없었습니다. 그러니 엄마아빠는 이상하지요. 분명히 엄마없이 잘 지내다가 만나서 또 즐겁게 놀았는데, 뒤늦게 울음이 터지니까요. 엄마의 맥락에서 보면 아이가 자지않고 더 놀고 싶다는 이야기로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의 입장은 달라요. 아이는 집에 돌아갈 시간이 되자 문득 혼자 남겨졌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집에 돌아간다는 것은 잠자리에 든다는 것입니다. 잠들면 아침이 오고, 그러면 또 할머니에게 맡겨지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이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갑자기 낮 시간에 겪었던 불안과 서러움이 몰려오지요.


아는 아이들이 원하는 것이 물리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 불안감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 이것이 험한 세상에 던져져 붙잡을 것이라고는 부모밖에 없는 아이들의 마음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이 마음을 잘 캐치하고 읽어주는 부모라면 완벽에 가까운 부모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가 이유 없는 생떼를 부린다면, 한 번 더 깊이 인과관계를 생각해보고 아이를 이해해보려고 노력해 주세요. 이해받은 아이는 아이는 금방 차분해집니다. 자신의 욕구에 대해 이해받고 자란 아이는 성장해서도 타인의 입장을 잘 읽고 배려하는 사회성 높은 성인이 됩니다. 사회성이란, 집단주의가 강한 한국사회에서 참 중요한 인성입니다. 직장에서 오래 살아남는 이들은 일 잘하는 사람보다 관계 잘하는 사람이지요. 관계에 대한 첫 만남이자 제일 중요한 학습의 장은 바로 부모와의 관계입니다. 잊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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