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밖으로 내놓은 다리가 시원한듯 하면서도 차다. 아직 바꾸지 않은 여름 이불이 싸르락, 피부를 스치며 상쾌하다. 열어 놓은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아침 공기가 쌀쌀하다. 습기하나 없는 공기, 가을이다.
멀뚱하게 천장을 보다 오늘은 어떤 음식으로 끼니를 떼울지 고민한다. 오늘은 무슨 일을 할지 생각한다. 어제는 무슨 예능 프로그램이 방송되었는지 되짚어 본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겠다 싶다. 그러다 허무하게 주말이 다 지나가면 어쩌나 싶다. 친구에게 부탁 받은 글을 오늘은 수정해 줘야한다. 그래, 오늘은 해야한다.
이불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다리를 쏙 당긴다. 차가운 다리를 쓱쓱 문지르며 돌아 눕는다. 조금만 더 누워있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