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만들어 낸 귀신
한 6학년 남학생이 친구에게 장난을 쳤다.
다른 친구를 놀려주겠다며
이야기를 꾸며 겁을 준 것이다.
“어제 집에 가는 길에 어떤 아저씨를 만났는데…
너한테 귀신이 붙어 있대.”
들어보니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는데
그 말을 들은 친구는
그때부터 귀신 생각에 사로잡혔다.
공부도 제대로 못 하고 겁을 먹기 시작했다.
6학년이나 된 덩치 큰 남학생인데도 말이다.
“어쩐지 화장실 가면 오싹하더라…
혼자 있으면 소름이 끼쳤는데
나한테 귀신이 있어서 그랬구나…”
겁에 질린 친구의 모습을 보자
장난을 치던 아이는 더 신이 나서
으름장을 놓았다.
절대 오늘 들은 이야기를
아무에게도 말하면 안 된다고
입막음까지 시키고
귀신을 떼어내는 "묘책"이라며
방법까지 알려 주었다.
그 묘책이란
한 시간 동안 입에 소금을 물고 있는 것.
집에 돌아간 그 학생은
정말로 소금을 입에 넣고 있었다고 한다.
한 시간은 도저히 못 하고
십 분 정도 버티다가 포기했다며
입이 너무 따끔거려
견딜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 이야기가
친구의 장난이었다는 걸 알고
안도의 숨을 쉬는 그 남학생.
귀엽기도 하고
조금은 안타깝기도 했다.
만약 처음부터
“그건 거짓말이야.”
“그래도 상관없어.”
이렇게 단호하게 말했더라면
장난치던 친구도 금세 시시해져
“사실은 뻥이야.” 하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스로 생각 속에서
더 큰 귀신을 만들어
무서워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장난을 보면서
우리도 어쩌면
이런 귀신 하나쯤 데리고 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슬그머니 다가와
거짓말처럼 속삭이는 말들.
“넌 어차피 못 해.”
“결국 안 될 거야.”
“네가 하는 게 늘 그렇지 뭐.”
그 말들에 내가 먹이를 주고
생각을 키우다 보면
어느새 진짜 힘을 가진 귀신처럼
내 마음에 자리 잡는다.
아이들의 장난을 보며 알게 된다.
우리가 얼마나 쉽게
진짜가 아닌 것에 마음을 빼앗기고
묶일 수 있는지를.
혹시 나도 모르게
‘못 해 귀신’, ‘못된 귀신’을
키우고 있었다면
오늘 밤 당장 떼어버리자.
너,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