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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DEX Mar 30. 2023

7쪽 <안분지족과 자기 성장>

나와는 다른 행복의 형태.


안분지족[ 安分知足 ]

 분수에 편안하고 만족할 줄 안다는 뜻으로, 자기 신세나 형편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평안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것도 불행한 거 같아"

 나와 내 친구는 언제나 하고 싶은 게 너무나 많고, 그걸 해야만 성이 풀리는 욕심 많은 사람이다. 그런 친구를 향해 어느 날 지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것도 불행한 거 같아"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다 할 수 있다면 행복하겠지만, 모두 다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며, 늘 그것을 갈망하며 살아야 하는 게 불행하지 않냐는 의미였다. 이게 바로 흔히 말하는 가슴에 비수가 꽂힌다라는 것일까. 살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방향의 말이어서, 근데 맞는 말인 거 같아서, 근데 또 인정하자니 내 인생의 모든 걸 부정하는 말이라서, 그 어떤 말보다 가슴 깊이 꽂였다. 지금까지의 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인내하고 노력하여, 나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만이 진정한 행복이라 생각했다.

  실제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 항상 행복하기만 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었다. 이루지 못해 절망하고 고통스러웠던 순간도 있었고, 나를 막는 장해물(예를 들어 돈이랄가?), 더 나아가 세상을 원망한 적도 있다. 물론 성장하는 날을 보며 뿌듯해하고, 노력하는 내 모습을 기특해해 가며, 나를 더 사랑하기도 하였다. 그렇게 참고 인내하다 얻어낸 성장의 쾌감은 그 어떤 것도 이겨낼 수 없었다. 

 그러니 그 주장은 온전히 틀린 말도 온전히 맞는 말도 아니였다.


"평탄하게 살며 돈도 많이 벌갰구먼"

 어느 날 동생과 같이 사주를 보러 갔다. 동생을 향해 사주 아주머니께선 말하셨다. 


 "평탄하게 살며 돈도 많이 벌겠구먼."

 

 오 되게 부러운 삶인 걸 하며 집에 돌아오는데, 동생이 그러더라.


"나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데, 돈을 벌리가 없어. 다만 나는 주어진 돈에 늘 만족하며 살 거라서 저런 말을 하신 거 같아. 어떤 액수던 간에 나에겐 늘 많은 돈인 거야"


"어중간한 아이"

 내 눈에 비친 여동생은 늘 어중간한(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는 의미)  아이였다. 미친 듯이 공부를 하지도, 그렇다고 미친 듯이 놀기만 하는 것도 아닌 학창 시절을 보내며, 어중간한 성적을 가지고 어중간한 대학에 들어갔다. 또 그러한 어중간한 대학생활과 스펙을 가지고 또다시 어중간한 회사에 들어갔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뭐 하나에 올인하지 않는,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게 어중간하기만 한 동생은 늘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지금도). 동생의 행복만큼은 늘 확실했다. 

 동생의 행복의 비결은 '안분지족'이었다. 내 눈에 모든 것이 어중간했던 동생들의 모든 것들은 사실 동생에겐 늘 만족스러운 것들이었다.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노력하지 않아도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그녀의 행복이었다.


"미라클모닝"

 카톡 카톡. 오늘도 새벽 6시 단체톡방의 알림이 울렸다. 아침인사와 함께 각자만의 목표를 정하고, 하루를 시작한다. 벌써 4개월 쨰 미라클모닝에 참여하며 느낀 건, 그럼에도 나는 성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가끔은 안분지족의 삶이 너무 평화로워 보여, 나는 왜 가진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나를 고통스럽게 할까 하며 우울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나는 욕심 많은 사람이라는 걸, 그래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사는 것은 불가능하고 불행할 것이란 걸. 결국 오늘도 안분지족하지 못하는 나를 만족시키위해 아침에 일어나 무언가를 한다.



>> INDEX 사전 UPDATE 완료>>


안분지족[ 安分知足 ]

 분수에 편안하고 만족할 줄 안다는 뜻으로, 자기 신세나 형편에 불만을 가지지 않고 평안하게 사는 것을 말한다.     


 + <나와는 다른 행복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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