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연필소년 Jun 07. 2021

평안의 날들이여, 오라.

하루는 일년같고 한달은 하루 같이 흐른다.


열심히 사는것 처럼 쫓기듯 살다 보면 어제와 지난 주를 구분 할 수 없게 된다. 


짐짓 괜찮은 척, 의연한 척 하는 것이 힘에 부칠 때면 생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오늘과 치환하려 한다.


다들 그렇게 살아간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고 나만 서러운 것도 아니며 나만 괴로운 것이 아니니 약한 소리 하지 말자고 몇 번을 되뇌이며 언제고 맞이하고 말리라던 평안한 아침이 곧이라며 자위하곤 한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기약없는 기다림인지 이내 깨닫고 그래서 나는 쉽게 하루를 잊어내곤 했다. 


시간이 쏜살같이 흐르는 것은 아마도 그 때문 일 것이다. 


언제고 지겨우리만치 평화로운 날들을 맞이하게 된다면 내 기어코 어금니 앙다물며 억누르고 참으며 살았던 오늘과 어제를 기어이 꺼내어 되새기며 이 시리고 고독했던 날들이 그날의 나를 만들어 놓았다고 되뇌이며 지루하리만치 평화로운 날들을 만끽하고 있노라고 말 할 것이다. 


평안의 날이여 오라, 어서 빨리 내게로.

작가의 이전글 생이 충만한 이의 푸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