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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이 Sep 12. 2022

지루함을 견디기: 책을 읽어야 할 이유

유튜브와 책 사이 줄다리기

청소년상담사 연수 중 개인상담 강사님께서 말하신 부분이 내 품에 계속 남아 있다. 강사님께서는 "지루함을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셨다. 그 말이 나온 맥락은 청소년들의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나에게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다.


유튜브보다는 책을 읽는 것이 내게 더 유익함을 알고 있다. 하지만, 책을 읽으려 할 때마다 내 안에 일말의 거부감이 피어오른다. 내게 유익한 것과 유해한 것을 분명히 구분할 줄 알면서도 책을 읽지 않고, 나를 통과해 나갈 뿐인 빈 껍데기 같은 유튜브 영상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고민에 강사님의 말이 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지루하다. 활자가 빼곡히 들어찬 페이지는 첫 문장을 읽을 때부터 막막함이 자리한다. 언제 다 읽나 싶은 생각이 책의 내용을 음미하는 것보다 앞선다. 무엇보다도 지루하다. 지루함을 다르지만 비슷하게 설명한다면 '자극적인 정도'라고 하고 싶다. 유튜브 쇼츠는 강렬하고 자극적이지만(물론 그 자극적인 것에 너무 익숙해진 탓에 자극적이라고 느끼지도 못한다.) 책은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한 페이지 한 페이지 활자를 끝까지 읽어내고 생각하는 지난한 인내의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나는 이미 자극의 역치가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책이 지루하다고 느끼고, 유튜브를 더 보고 싶어 하는 것일 테다.


하지만 지루하다고 해서 책 읽기를 포기해선 안 될 것이다. 단순히 재미있고(혹은 재미가 없다고 해도) 끌린다고 해서 유튜브를 선택하는 것은 내 기준에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여태까지는 유튜브 쇼츠를 보고, 질리면 유튜브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영상들을 보고, 또다시 쇼츠를 보고... 의 반복이었다. 나는 책이 내게 유익하고, 유튜브는 내게 해롭다는 것을 안다. 그러니 이제는 지루함을 견디고, 자극의 역치가 낮아질 수 있도록 책을 계속 읽으려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에 대전에 여행을 갔을 때도 그 연습을 하려 노력했다. 거부감이 들고 별로지만 몇 분이라도 책을 펼치고 읽는 연습. 계속한다면 유튜브보다 책이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올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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