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병을 앞에 놓고 정물화를 그리고 있었는데 4시간은 그렸던 것 같다.
선생님은 내 그림을 보면서
“석표야 너무 잘 그렸다! 그런데 너무 오래 그리는 거 아니야?ㅎㅎ”
최선을 다한다는 핑계로 촬영도 보정도 항상 기한을 넘기기 일수다.
이번에는 정말 멋진 보정을 할 거야라는 각오로 11월 말에 촬영한 사진을 아직도 보정하고 있다.
사진을 고르고 다듬고 색을 입혔다가 뺐다가
작업방식을 누구에게 배운 게 아니라서 항상 마감기한 직전까지 시도해 보다가 결국 타협해서 제출한다.
여전히 나는 완전하지 않고 오늘 배운 것이 내일 되면 무너질 수 있음을 이제는 받아들인다.
그래서 의식적으로 '내가 납득할 수 있는 노력'만 하자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20년 30년 고민하고 생각해도 내 사진은 빈틈 투성이 일 것이다.
그 말이 주는 안도감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