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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의 웨딩촬영

by 석표

친구의 웨딩사진을 찍었다.


작년 여름 친구가 내게 웨딩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나는 그게 너무 고마웠다.

친구가 사진을 찍어도 웨딩사진을 맡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면 인생에 딱 한 번뿐인 사진을 내게 맡긴다는 사실에 나는 촬영금액을 많이 깎고 촬영내용을 더 늘렸다.


총 3번의 촬영.


포트폴리오로 쓰면 되지~


라는 말로 친구에게 괜찮다고 말하며 내가 해줄 수 있는 선물을 주고 싶었다.


스튜디오에서 한번

카페를 대관해서 한번

그리고 마지막 촬영은 야외에서 한번


이번 촬영은 그 마지막 촬영(야외)이다.

원래는 눈이 쌓인 들판에서 촬영을 하고 싶었는데 눈이 오지 않았다

야외촬영은 늘 변수가 많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변수가 생긴다. (나는 POWER J이다. 촬영은 특히 더)

이제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에 힘들어하기보단 재미를 찾는 편이다.


이번 촬영은 눈도 오지 않았고 준비했던 장소가 출입이 통제되어 빠르게 다른 장소를 찾아야 했다.

그리고 날씨도 추워서 신랑신부 친구들이 참 고생을 했다.

늘 내가 손해 보더라도 촬영시간을 길게 가져가지만 웨딩촬영은 그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겨울철 추운 날씨에 얇은 드레스와 정장을 입고 장시간 촬영을 하는 것은 역시 쉽지 않고

억지로 촬영을 이어나가더라도 결과물이 좋을 리 없다.

중간중간 촬영을 끊어 쉬어가는 것도 능력이다.


계획했던 촬영이 끝나고 장비를 정리하며 이제는 푸른색이 더 많아진 하늘을 올려다본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순간이다.

촬영을 준비하면서 있었던 일, 촬영을 하며 받았던 스트레스, 뿌듯함과 피곤함이 한 번에 몰려온다.

그리고 여자친구와 맛있는 저녁을 먹으며 오늘 있었던 하루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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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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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카페에서 촬영했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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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월 마지막 촬영

아직 보정을 하지 않은 원본이지만 추억으로 남겨본다.


축하한다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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