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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가적일상추구 Aug 04. 2023

마지막 수업- 알퐁스 도데

이 소설은 웬만한 사람들이면 교과서를 통해서 그것도 중학교 1.2학년 정도의 수준에서 다들 접해보았을 만한 유명한 단편소설이다.

소설의 주 무대가 되는 곳이 지금의 벨기에 국경과 맞댄 프랑스 영토인 알자스-로렌 지방이다.

지금의 우리가 알만한 장소로는 요즘 프랑스의 독일로 유명한 스트라스부르(서정원 감독이 이곳 축구팀에서 뛰었다)와 축구선수 안정환 씨가 뛰었던 메츠 정도 일 것이다.

이곳은 1870년 7월 19일 ~ 1871년 5월 10일까지 있었던 보불 전쟁(프랑스와 프로이센)으로 이 전쟁에서 졌던 프랑스 제2공화국이 바로 이곳 알자스-로렌 지방을 프로이센으로 양도하게 된다.

바로 이 순간에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언어로 수업을 하는 마지막 순간을 소설화한 것이 바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인 것이다.


그 후 이 지역은 1차 대전 후에는 다시금 프랑스의 영토가 되고 2차대전 때는 히틀러의 독일 나치 치하에 점령을 당했다. 2차대전이 끝나고 연합국 편에 있던 프랑스가 베르사유조약을 통해 다시금 프랑스 영토로 할양 받아 현재는 다시금 프랑스의 영토가 되어있다.

이런 근래의 역사 때문인지 알자스-로렌 지방은 현재 프랑스와 독일의 문화가 섞여 혼재하며 정치적 성향도 프랑스 그 어느 곳보다 지역 자치적 성향이 매우 강한 곳으로 남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한 지역에 국한해서 근대사에서 두 국가 사이에서 국적이 자주 바뀐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부침을 겪었던 곳이 이 소설의 무대인 알자스-로렌 지방이다.

확실히 프랑스의 다른 지역과는 건물이나 풍경이 낯선 것은 사실이다. 알자스-로렌 지방의 풍광들(출처:pixabay.com)


사실 알퐁스 도데가 우리나라에서처럼 '마지막 수업'으로 민족정신을 일깨워주는 좋은 애국 문학가로 여겨지는 것과는 다르게 프랑스에서는 편협한 국수주의자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1871년 보불 전쟁에서 패하고 나서 프랑스에서는 아직 통일국가를 이루지 못한 독일의 프로이센이라는 제후 군주국에 패한 것에 대해 많은 충격을 받았고 이를 국민들의 신앙심 부족이라고 생각한 카톨릭계에서는 몽마르트 언덕에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건축함으로써 국민들의 사기와 신앙심을 앙양하고자 했던 일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 와서 알퐁스 도데를 비난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지금이야 프랑스가 전 세계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나라이지만 세계 1차 대전 전까지만 하더라도 절대왕정으로 인한 국가 재정 파단과 영국과 같은 자본주의의 문제를 식민지 사업을 통해 해결하지 못하는 등 오히려 국외 재산까지 국가 재정을 위해 매각할 수밖에 없고 나폴레옹전쟁으로 막대한 전쟁배상금까지 물어야 했던 국가 위기의 순간 국민을 하나로 묶는 문학작품을 단순히 다양성이 존중되는 지금의 철학으로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기보다는 당시의 상황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하는 프랑스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무지렁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알퐁스 도데

짧디짧은 소설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학교생활보다는 자연과 벗 삼아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 프란츠.

그날도 늦은 등교에 선생님에게 혼이 날까 두려워 들판으로 나가 놀까 하는 마음이 들지만 학교로 향한다.

몰래 들어가 앉을까 하는 생각도 아멜 선생님과 학생들이 조용히 앉아 있고 평소와는 다르게 마을의 몇몇 유지들이 참관을 하는 등 사뭇 진진한 분위기에 프란츠는 혼날 각오를 하고 교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선생님은 프란츠를 혼내는 대신 프란츠 없이 수업을 시작할 뻔했다며 오히려 안도하며 자리에 앉을 것을 차분히 권한다.

그러고는 오늘이 프로이센으로부터 통보받은 프랑스어 수업 마지막 날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프란츠 자신은 아직 프랑스어 공부를 아주 조금밖에 하지 않았는데 당장 내일부터 독일어 교육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그간 학교를 등한시하고 강가로 들로 놀러 다닌 자신의 행동에 후회가 물밀듯 밀려든다.


프랑스에 대한 애국심도 애국심이지만 40여 년간 같은 장소에서 프랑스어 교육을 하며 지낸 자신의 삶도 프로이센 정부의 명령에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는 아멜 선생님.

그는 학생들에게 쓰기 책에 '알자스 프랑스 알자스 프랑스'를 써오고 학생들은 그 마지막 수업에 모두들 진지하게 아무 말 없이 '알자스 프랑스 알자스 프랑스' 쓰기에 열중한다.

이윽고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고 아멜 선생님의 프랑스어 수업은 마지막을 고한다.

그리고 밖에서는 프로이센군의 나팔소리가 들리고 아멜 선생님은 칠판에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쓴다.

'프랑스, 만세!' 그러고 나서 하는 한마디 "끝났습니다······. 돌아들 가십시오."

줄거리라고도 할 것 없이 책의 거의 모든 내용이 소개되고 만 것 같다.

그만큼 짧은 분량의 단편소설이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이다.


우리에게도 일제강점기 태평양전쟁이 한창일 때 창씨개명을 하고 조선어 교육을 중단하고 일본어 교육을 강요했던 시기가 있었기에 더욱 공감하는 소설이 아닌가 싶다.

다양성의 시대 편협한 국수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혀있다는 알퐁스 도데를 생각해보건대 당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세계 패권을 두고 한창 서구 열강이 대립할 때 프랑스를 하나로 뭉치고자 했던 그를 꼭 그렇게까지 편협한 사고라고 내몰 필요가 있을 싶을 정도이지만 유럽이라는 곳의 국가관이 분명 내가 사는 극동 아시아와는 또 다른 면이 있을 것을 고려해 보면서 생각이라는 것이 저마다 다르기에 그 이면을 또다시 생각해 보는 생각의 아량을 되새겨 보면 포스팅을 마친다.

이번 여름휴가차 방문했던 파리 몽마르트의 사크레쾨르 대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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