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프랜차이즈 맛집이 된 1980년대 시골 장터 가게의 모습은?
에드거 앨런 포(1809.01.19~ 1849.10.07)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역시 추리소설의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추리소설가로 알려져 있으며 그 자신이 추리소설이나 엽기적인 살인사건과 마치 연결이 있는 삶을 살았던 사람처럼 느껴진다. 아무래도 에드거 앨런 포를 주인공으로 한 미스터리 영화가 많고 근래에도 그런 영화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에드거 앨런 포는 샤를 보들레르에 의하여 유럽에 소개된 후 말라르메. 발레리 같은 프랑스 상징주의 작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준 위대한 작가로 남아있다.
'모르그가의 살인사건'의 탐정 뒤팽은 후세 '셜록 홈스'등 추리소설의 장르를 개척하고, 그의 시(詩)는 후에 기존에 시의 한계를 무너트리고 산문시가 탄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주었다는 존경에 찬 평을 받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좋아하는 샤를 보들레르의 '악의 꽃'도 다분히 에드거 앨런 포의 시의 영향을 받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역시 시대를 앞서갔던 샤를 보들레르가 한때 집중했던 것이 저 먼 미국의 작가 에드거 앨런 포의 작품을 불어로 번역함을 과업처럼 행했던 시기가 있었던 점 그리고 그가 발굴한(?) 많은 예술가들이 후대 인정받았던 것을 떠오르면 보들레르와 에드거 앨런 포 그리고 에두아르 마네까지 살아생전 가난과 홀대로 살아냈지만 샤를 보들레르의 심미관엔 황홀함 그 자체였던 점에서 그들의 삶과 예술이 묘하게 닮았다.
오늘은 이런 에드거 앨런 포의 대표적인 단편소설인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모르그가의 살인 사건'은 다섯 페이지 정도 분량의 초 단편소설이다.
이 작품이 아서 코일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의 원조라고 하니 왠지 지금은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이 1980년대 시골의 작은 시장 골목에서 시작했다고 하는 그 장소를 성지순례하는 느낌이랄까?
'아 최초의 시작은 미비했지만 그 결과는 성대하구나'라는 놀라운 감탄이 절로 나왔다.
짧지만 그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서 빨리 읽어야지 이런 생각만으로 불과 3분 만에 다 읽은 소설이 되겠다.
이런 놀라운 소설의 줄거리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프랑스 파리에서 한때를 보냈던 화자. 그는 몽마르트가의 어느 도서관에서 같은 책을 찾았던 몰락한 귀족 출신의 오귀스트 뒤팽을 알게 되고 친해졌으며 생 제르맹가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어느 날 파리의 밤거리를 산책하던 자신이 현재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에 대해 상당한 논리로 추리하고 맞추는 모습을 보고 그를 대단한 천재라고 여기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모르그가에서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나 신문에 보도되게 되었다.
모녀가 살던 집에 침입한 괴한이 집안에 있던 돈은 그대로 두고 어머니는 거의 목이 잘린 채로 집 밖으로 내던졌으며, 딸은 벽난로에 거꾸로 처박힌 채 살해되어 발견된 것이었다.
이로 인해 피의자로 의심되는 한 명을 구속했으며 다음날 언론은 주변인들의 인터뷰한 내용을 추가적으로 보도하는데 많은 유럽의 이주민들이 각기 알아들을 수 없는 유럽의 다른 언어를 범행 현장에서 들었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주장했다는 것이다.
이에 뒤팽은 경찰서장의 허가를 얻어 범행 현장을 들러보고는 신문사에 들러 집으로 돌아와 가만히 무언가를 기다리기만을 한다. 이에 화자가 과연 누가 범인인지 물어보자 뒤팽은 이렇게 답한다.
"각기 다른 유럽 출신의 사람들이 각자 모르는 다른 유럽의 언어가 들렸다는 것은 범인은 확실히 유럽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파리에는 아시안인이나 아프리카인들도 적어 굳이 사람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 시신을 날려버리거나 벽난로로 던져버린 것을 보면 아주 힘은 좋은 존재일 것이다. 문이 모두 닫혀있다고 보도되었지만 문중 하나는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출입이 가능한 상태였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랑우탄의 털이 방 안에서 발견되었는데 범인은 인간이 아닌 오랑우탄이고 알아듣지 못했던 언어와 프랑스어 "맙소사"를 소리 질렀다는 말은 그 오랑우탄의 주인이 뒤쫓자와 이 비극을 보고 무의식적으로 지른 소리이지. 내가 신문에 오랑우탄 한 마리를 돌보고 있으니 주인은 찾아오라는 광고를 냈으므로 곧 사건의 자초지종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내 오랑우탄의 주인이 찾아오고 외항선 선원인 그는 보르네오 섬에서 오랑우탄 한 마리를 가져와 돈을 벌어볼 셈이었데 어느 날 면도 칼을 들고 면도 흉내를 내던 중 주인에게 발각되었고 당황한 나머지 오랑우탄이 도망쳤다고 한다. 이에 오랑우탄을 뒤따랐던 주인은 오랑우탄이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 모르그가의 주택 4층에서 오랑우탄을 발견하였는데 오랑우탄이 집안의 여자에게 면도를 하려 들자 기겁한 여인이 소리를 질렀고 놀란 오랑우탄이 그녀의 목을 잘랐다. 이 모습에 딸이 기겁을 하고 소리를 지르자 재차 오랑우탄이 흥분해서 소리를 지르고 딸을 목졸라 죽였다는 것이었다. 이에 잡혀있던 피의자는 풀려나고 오랑우탄은 잡혀 동물원에 팔리게 되어 선원은 원하던 대로 큰돈을 벌었다고 한다.
소설에 분량에 비해 소개된 줄거리가 무척 길만큼 짧지만 강렬하고 흥미진진한 소설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이렇듯 최초의 추리소설은 짧지만 사람들의 흥미를 끌 충분한 요소를 갖추었다는 것을 에드거 앨런 포가 몸소 입증한 셈이 되었다.
이후 많은 추리소설가가 탄생하였고 그들은 에드거 앨런 포를 존경해 마지않았다.
물론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많은 독자들도 애초에 이런 장르를 창조해낸 에드거 앨런 포에게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한 번쯤 읽어보고 앞서서도 이야기했듯이 정말 최고의 프랜차이즈 맛집이 시골의 작은 시장에서 어떻게 시작을 했는지에 대한 호기심 해소 차원에서도 책 자체의 흥미를 맛보는 차원에서도 결코 헛되지 않을 에드가 앨런 포 단편소설 감상을 추천하며 시중에 나와있는 많은 책들이 있는데 감히 추천하자면 (주) 살림출판사의 '에드가 앨런 포 읽기의 즐거움'을 추천하는 바이다.
서울대학교 김성곤 교수의 에드거 앨런 포의 삶과 문학에 대한 쉽고 자세한 설명 그리고 책에 실린 작품에 대한 작품론까지 에드거 앨런 포 문학세계에 대한 이해도까지 높이는 친절한 길라잡이가 될 듯하다.
물론 이 포스팅은 내돈내사임을 맹세하며 에드가 앨런 포 작품에 대한 좀 더 쉬운 이해와 접근을 위해 작품만 덜렁 실린 다른 책보다 훨씬 알찬 구성이기에 굳이 추천사까지 넣게 되었다.
아무튼 일독하게 되면 많은 즐거움과 보람을 얻게 될 에드거 앨런 포의 책을 추천하며 글을 마무리 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