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역시 마케팅일 것입니다. 마케팅은 수많은 이론들과 방법론이 존재하지만 모범 답안은 존재하지 않는 영역이기에 초기 스타트업, 혹은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스타트업일수록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1~2년 사이 동영상 콘텐츠, 특히 1분 내외, 요즘은 30초도 채 되지 않는 숏폼 영상을 통한 마케팅이 시장에서 인기입니다. 2031년 글로벌 숏폼 영상 시장규모가 약 3조 원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점점 짧은 영상을 찾는 트렌드와 함께 틱톡, 인스타그램 등에서 개인들도 숏폼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면서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는 중입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여러 숏폼 스타트업들이 시리즈 투자를 받는 등 성과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숏폼 콘텐츠 제작을 통해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크리에이터 비즈니스가 활발해지면서 이들을 통한 숏폼 마케팅이 요즘은 대세가 되었는데요.
특히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가야 하는 스타트업의 입장에서 규모가 큰 시장에 마케팅 역량을 투입하는 것은 필수불가결에 가깝습니다. 이미 시장 내 경쟁자들 사이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 만큼, 관심을 갖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스타트업 CEO들이 기술 개발이나 제품 자체에만 집중하다보니 마케팅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결국 CEO는 본인이 속한 산업군과 회사 상황에 따른 시각으로만 마케팅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고요. 혹은 여건 상 회사 내에 마케팅 팀을 꾸리지 못해 대행사를 알아보는 경우가 있죠. 그리고 이런 기업들을 타겟으로 ‘애드테크(Ad-tech) 스타트업’, ‘숏폼 마케팅 스타트업’이라고 칭하며 숏폼 마케팅을 대행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애드테크 스타트업은 갈수록 수집하기 어려워지는 개인정보 대신 AI 기술과 머신러닝을 활용하여 그동안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대 효율의 광고를 만들어나가는 기업들입니다. 쉽게 말해 광고에 IT 기술을 접목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애드테크 스타트업들 중에는 이른 바 ‘가짜’ 애드테크 스타트업들이 섞여 있습니다. 모든 사례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소개서나 홈페이지에 수치화된 성과보다는 마케팅 솔루션만을 강조하거나 과거 협업 사례만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특히 마케팅 예산이 부족하거나 마케팅에 대한 충분한 지식 없이 접근하는 경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레거시미디어 기반의 일반광고대행사들이 마케팅 성과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솔루션 정도를 개발한 뒤, 기존의 광고 노하우만 가지고 충분한 기술력이나 숏폼 컨텐츠 노하우 없이 애드테크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을 달고 사업 방향성을 전환하려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물론 AI 기술처럼 최신 기술이 반영되지 않아도 효율적인 광고 효과를 내는 것도 물론 가능하지만, 테크가 결합되었다고 보기는 다소 어렵습니다. 또한 현실적인 부분도 있는데요. 보통 15% 정도의 대행 수수료를 받는 광고 시장에서 소액으로 광고 집행을 시도하게 되면 대행사 입장에서는 담당자의 인건비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 담당자가 동시에 여러 계정을 관리하며 자동화 마케팅 솔루션을 활용하여 광고를 진행하는 이른 바 ‘오토 계정'이 되면 비용은 비용대로, 효과는 아쉬운 그런 결과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또한 IT 기술이 접목된 광고인 만큼, 헛점을 이용하여 거짓 성과를 만들어 내 광고비를 부당하게 부풀리는 광고 사기도 존재합니다. 일종의 봇을 활용하는 프로드(Fraud)와 실제 발생되지 않은 고객 행동(로그인, 구매, 회원가입 등)을 거짓으로 발생시키는 스푸핑(Spoofing) 등이 그 예입니다. 이런 경우가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광고 시장에 이런 기술적 사기 수법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스타트업들은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없는 예산 쪼개가며 모은 마케팅 예산으로 대행사에 의뢰를 했는데 우리 기업의 광고가 자동화 솔루션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물론 마케팅 없이 스타트업이 효과적인 비즈니스를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진짜 우리의 비즈니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마케팅 기업을 찾기란 참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마케팅을 필요로 하는 스타트업은 어떤 선택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요?
스타트업의 마케팅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마케팅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마케팅의 본질은 브랜드(Brand)의 브랜딩(Branding)입니다. 브랜드를 브랜딩한다고 해서 브랜드의 인지도를 올리는 것이 마케팅 방향성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초기 스타트업 일수록 고객들이 ‘우리의 브랜드를 모른다’는 것을 디폴트로 깔고 마케팅 전략을 짜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이 타겟이 되어야 합니다.
잠재 고객들에게 브랜드 로고와 텍스트가 담긴 브랜딩 광고를 하는 것은, 우리의 광고를 보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우리의 일상 속 광고를 접했던 경험을 떠올리면 가장 적절할 것입니다. 우리가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 지, 구매 시 어떤 혜택을 제공하는 지 강조되어야 브랜드를 모르던 고객들이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함으로써 브랜드 가치가 형성되고 그 결과 브랜딩, 다시 말해 그 기업의 스토리가 되어 우리 제품에 대한 팬층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 일수록 마케팅 역량이 부족하더라도 내부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철저한 분석이 선행되어야겠죠. 요즘은 마케팅 문외한이어도 조금만 인터넷을 찾으면 어느정도 분석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또한 마케팅 시장은 너무나 변화가 빠르고 정답이 없는 영역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초반에 경험함으로써 내부적으로 마케팅 역량을 쌓아나갈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위에 언급했던 다양한 애드테크 스타트업들이 마케팅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솔루션들을 시장에 내놓았기 때문에 활용해보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미 1인 기업이나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해당 솔루션을 활용하는 사례를 일상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고, 비즈니스가 일정 궤도에 올라섰을 때 에이전시를 활용하여 충분한 예산으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이 요즘과 같은 투자 빙하기의 더 효율적인 마케팅 전략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번째로, 위와 같은 맥락에서 스타트업의 CEO가 가장 먼저 마케팅 역량을 확보해야 합니다.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 마케팅 사례로 손꼽히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예로 들어보면, 그는 애플의 CEO이자 가장 실력있는 1호 마케터였습니다. 그가 진행한 스토리 중심의 프리젠테이션은 당시 시장에 큰 파장을 가져왔고, 그 결과 애플은 우리가 아는 지금의 애플이 되었습니다. 또한 그가 말을 할 때마다 곧장 기사화가 되고 화제가 되었죠.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마케팅하는 것이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다 주었는지 우리는 좋은 예시를 갖고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CEO가 블로그나 유튜브, SNS를 통해 스스로를 브랜딩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5성급 호텔인 세인트존스 호텔(St.John’s Hotel)의 김현성 대표는 개인 유튜브를 통해 호텔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과정을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고객들에게 호텔 이용에 대한 신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 개인이 운영하는 호텔인데도 비교적 대중 인지도가 높은 호텔에 속하여 지역 유명 호텔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노력들은 고객들에게 마케팅의 진실성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대행사를 통해 마케팅을 진행하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여러 한계로 인해 조금 어설플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 기민하게 고객의 반응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숏폼 마케팅은 빠른 소비와 바이럴로 점철되는 콘텐츠 특성 상 적은 비용으로 스타트업이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는 마케팅 방법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초기 단계일수록 투자의 관점으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마케팅을 투자로 바라본다는 말은, 초기 스타트업의 마케팅은 고객이 제품 구매까지 오는 퍼널(Funnel)을 최적화하고 장기적으로 우상향 할 수 있는 마케팅 시스템을 내부에 루틴화하고 정착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만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