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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Dec 30. 2022

기획에 정답이 어디 있겠나

[코드스테이츠 PMB 16기] 3주차 회고

정답이 있었으면 내가 이럴리가 없잖아

삐빅! "OO님 수고하셨습니다.!"

내가 하루에도 몇 번씩 디스코드에다 치는 말이다.


3개월 간의 PM 교육과정 중 이제 고작 3주차 교육이 끝나가는 지금,

나는 오늘은 또 얼마만큼 성장했을까 곱씹어보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오늘은 초반 교육 담당 멘토분이 마지막 수업을 한 날이기도 하다.

아무것도 모르고 헤벌쭉하며 들어왔던 약 50명의 꼬꼬마 예비 PM들을 데리고 나름의 고생을 한 분이었다.

내일도 잠깐 커피타임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겠지만, 나에게는 꽤 인상깊은 분이었다.


교육의 품질이나 이런걸 떠나서, 어쨋거나 나의 첫 PM 선생님이었으니까...

마치 20대 시절 공군 훈련소에서 만났던 조교를 떠올리는 기분이다.
(멘토분이 개성강한(?) 외형을 갖고 계셔서 꽤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은 덤이다.)

 

사실 오늘의 과제는 어제자 과제를 수정보완하는 식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새로운 글은 적지 않았다.

하지만 매일 적던 글을 갑자기 안적으니 잠이 영 안와서 지금 드는 생각들을 그냥 끄적거려보려고 한다.


(실은, 오늘 교육 내내 두통이 심해 토론 세션 1시간은 미리 양해를 구하고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교육을 마치고 저녁 먹고 8시부터 11시까지 자버렸다. 망했다.)




12월 12일, 첫 수업과 지금의 내가 가장 생각 면에서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앱 스토어에 등록되어 있는 수많은 앱 서비스를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 달라져있었다.


앱 스토어에 올라와있는 수많은 서비스들은 성공 여부를 떠나 나름의 고민 끝에 나온 제품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그 결과물이 최선이었을 것이다. 예전에는 왜 저렇게 서비스를 못만들까 불평이 많았는데, 이젠 불평을 쉽게 하진 못하겠더라.


현재 교육생의 신분이어서 계속 제품을 분석하는 쪽으로 머리를 굴려서 그런지는 몰라도, '왜 저렇게 만들었을까?' '저걸 개선하려면 뭐가 필요할까?'를 먼저 생각해보곤 한다.


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 낸 하나의 서비스는 결국 고객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시장에 철저히 외면받고 도태되게 된다. 비슷한 성격을 지닌 수많은 서비스들이 자기 서비스를 이용해달라며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들을 자료조사를 통해 살펴보면서, '나도 저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나는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고민들에도 불구하고 벌써 시간이 3주가 흘렀다. (또 한 살을 먹는다. 아.)


이전에 혼자 패스트캠퍼스를 통해 앞에 이론 부분을 조금 먼저 공부했을 때도 내가 성장하는 느낌은 있었지만, 결과물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 다르다.


매일 브런치에 새로운 서비스들을 그날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분석하고, 글을 업로드 해야하니 경험치가 오르는 게 눈에 보인다. (제일 불지옥인)위클리 과제까지 하다보면 주말이고 뭐고 시간을 투자해야하기에 체력적으로 꽤 고되지만, 경험치 2배 이벤트다 생각하고 참여하고 있다.


특히 과제를 하면서 내가 느끼는 가장 큰 pain point는 과제에 '정답이 없다'는 점이다.


많은 교육생들이 Q&A에서 정답을 찾기 위해 멘토분에게 질문을 던진다.

진짜 이해가 안되거나, 강의 내용이 다소 모호하게 설명되어 있어 그런 걸 물어보는 경우는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하지만 때로는 과제의 틀을 정해달라고 하는 느낌이 드는 질문이 들어올 떄가 있다. 그 질문들을 존중은 하지만, 나도 불완전한 사람인지라 개인 의견을 더하자면, 마치 본인 생각(사고)의 틀을 정해달라고 하는 것처럼 들릴 떄가 있다.



  

내가 생각하는 기획자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어제 분석했던 올웨이즈의 대표의 인터뷰 내용처럼, 우리는 problem solver(문제 해결사)여야 한다.

그렇기에 기획자는 특히 다른 직종에 비해 생각(사고)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참여하고 있는 교육 과정도 그런 것 같다.

  

현직에 가더라도, 현업에서 접할 수 있는 방대한 데이터를 제외하면, 리서치에 있어서는 똑같이 구글링해서 비슷한 자료들을 접한다. 결국 기획자에게 중요한 '한 끗'은, 본인만의 창의적인 인사이트이다.  

  

창의적인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서는 그 과정에서 끊임없는 고민과 실수(실패), 그에 따른 통찰이 필요하다.

코드스테이츠에서 진행하는 교육도 아마 그걸 의도하는게 아닐까 싶다.


PMB는 대단히 많은 강의 영상을 가진 교육도 아니고, 강사가 엄청난 기획의 비기를 알려주는 교육도 아니다.

떄로는 번역이 안된 영문 아티클을 파파고를 돌려보면서 이게 맞나 싶짜증이 올라와 그냥 안보고 넘겨버릴 때도 있다.


하지만 이 교육 프로그램은 오히려 우리의 실패와 실수를 권장한다. 그 속에서 생각의 틀을 깨라고 이야기해준다. 그리고 실패가 낯선 우리에게 더 실패하라며 정답없는 문제들을 생각(사고)하라며 계속 던져준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이 교육의 숨은 의도이고, 교육 이후에도 잊지 말아야 할 내용인 것 같다.


내 가치관이 하나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내일보다 모레가 더 나아지는 나 라는 말이다.


이 교육과정 내내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며 때로는 내가 뒤쳐지는 것 같아 좌절감을 느끼기도 하고,  

과제하는 중간에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아 선배 기수들의 과제들을 살펴보며 참고할 때도,

나는 생각한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아진 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이 13주 간의 교육 과정 끝에도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

다 쓰고 나니 일종의 3주차 회고가 되어버렸다. 아닌가?

밤에 센치해져서 별 글을 다 써내려간다. 끝.


ps, 그나저나... 이번 주 위클리 과제를 하기 위해 저번 주 위클리 과제를 다시 읽고있자니,

한숨과 부끄러움이 절로 올라온다. 술 담배도 안하면서 술 담배가 하고 싶어지는 기분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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