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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Jan 19. 2023

이봐! 공부도 인생도 마라톤이라구!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아뿔싸!

눈을 떠보니 밤 11시이다.


야근을 하고 들어온 와이프는 내 옆에 누워서 태연하게 폰으로 카트라이더를 하며 묻는다.


"오빠, 일어났어? 깨워도 못 일어나더라."


내가 왜... 어쩌다 잠든거지? 라는 생각에 잠겼다.


오늘 나는 분명 데일리 과제를 일찍 마친 덕에 추가적인 공부를 하거나, 이전부터 쓰고 싶었던 주제의 글을 브런치에 써볼 참이었다. 그런데 또 잠들어버렸다. 아, 요즘 내 하루 일과를 생각하면 몸이 피곤하긴 했나보다.


사실 PM 부트캠프를 참여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나의 건강이었다.

직장에 다닐 때 주변에서 일 중독 소리를 들었던 나는 그야말로 나를 하얗게 불태웠고, 퇴사한 지 3년이 다 되어서야 거의 건강이 회복되어 부트캠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학습을 해야하는 부트캠프를 시작하면서 스스로 다짐했던 한가지가 있었다. 

'절대 오버페이스로 달리지 말자'였다. 하지만...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 ^^;

인생이 늘 그렇듯 부트캠프 일정 또한 계획대로 되지 않았다. 그럴싸한 계획을 그리고 출발했던 부트캠프는 생각 이상의 학습량에 정신을 못차리고 얻어맞으며 수면시간은 물론이고 리프레쉬의 시간도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여기에 덤으로 여러 생각들 속에 잠 못 이루다가 간신히 눈을 감기 전 시간을 보면, 빠르면 새벽 3시, 늦으면 5시가 넘어서였다.

그래도 수년 간 회복에 올인한 덕분에 아직은 그럭저럭 몸 마음이 열심히 잘 견뎌주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최근 2주 간 상당히 빡센 일정을 지나고 있다보니 조금은 고통스럽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

(현업은 더 빡세곘지.?)


그래도 건강을 회복하는 동안 자아실현을 통한 성취욕에 목말랐던 나는, 6주까지 지나온 부트캠프의 여정이 정말 힘들지만 이 시간제법 즐겁게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직장을 그만두고 쉬는 동안 마음 속에 깊이 새겼던 내용이 하나 있다.

"직장 일은 마라톤이다."

나는 42.195km의 마라톤을 열정만 있으면 될 줄 알고 100m 달리기 하듯 전력질주로 뛰었던 것 같다. 그래서 빨리 소진되어버렸고, 지금 생각해보면 참 미련하게 일을 했던 과거의 나였다.


하지만 무슨 버릇 뭐를 못 준다고.

또 다시 과거처럼 마라톤을 100m 달리기 하듯 공부를 하고 있는 나를 보며 처음 마음먹었던 초심을 다시금 다잡아본다.


매일 이렇게 시간과 건강을 갈아서 공부를 해도 예전과 달리 머리에 다 남지도 않는다. 그저 차량에 쌓여있는 미세먼지처럼 흔적만 머릿속에 남는 것 같아 뒤쳐지는 것 같은 마음에 두려움도 있긴 하다.


교육을 듣다보면 어떤 교육생들은 설명을 하면서 전문 용어(약어 등)나 툴들을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면서 과제나 토론 과정에서 굉장히 자신의 역량을 뽐내는 몇몇 사람들이 있기도 하지만, 어쩌겠나.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걸.  


생각해보면 학생 시절부터 나는 개념이나 공식의 암기보다는 배경의 이해를 통해 나의 방식으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에 능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리서치 역량이 나의 업무 강점이었다.


하지만 내가 못하는 부분을(부족한 부분을) 바라보면서 성을 내거나 그 부분이 못내 아쉬워 채워나가는 것 보다, 지금 나의 전략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업무영역을 갈고 닦아 나만의 무기로 삼으려고 한다.





이 부트캠프를 시작하기 전 정말 간절하게 하늘에 기도를 했었다.

나에게 다시 일 할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지게 된다면, 후회없이 해보고 싶다고.


하고싶은 게 너무나도 많았던 내가 멈춰있던 사이 시간은 제법 흘러버렸다. 그리고 뒤늦게 다시 걷고 있다.

지금의 노력에 하늘도 감동했는지 올 해는 내 나이가 한 살 줄어드는 벤자민 버튼 식 정책(?)이 발표되며

나의 취업 의지를 한번 더 불태우게 만들었다.


만약 13주 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PM 또는 서비스 기획자로 성공적인 커리어 전환을 해낸다면,

공부도, 직장도, 인생도 모든게 마라톤이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오래 일하기 위한 나름의 고민들을 실천하며 후회없이 일해볼 수 있을 것 같다.


극한의 취업난에 설령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건 그때 가서 생각 할 문제다.

그리고 후회는 없다. 나는 다시 마라톤을 뛸 워밍업을 하고 있는 중이니까.


다시 나에게 봄은 꼭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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