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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ett Feb 16. 2023

이제는 팬덤 경제의 시대

고객이 기업과 제품을 선호하는 것을 넘어 팬덤(fandom)화되다


-. 팬덤 경제란 무엇인가요?


BTS 방방콘 더 라이브 - 출처 : 국민일보


2020년 9월, 전세계가 코로나로 오프라인 공연이 중단되었을 때, BTS는 '방방콘 더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위버스(weverse)라는 팬 플랫폼에서 온라인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이 공연은 107개국 75만 명이 동시 관람하며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BTS가 광고하는 제품들은 완판은 물론 기업의 주가까지도 들썩거리게 합니다.


임영웅 렉스턴 광고 화보 - 출처 : TheGEAR


이외에도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30대 트로트 가수 임영웅은, 중년층 이상의 절대적인 인기를 토대로 그가 광고만 하면 완판이 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심지어는 그가 광고한 자동차는 최소 3,000만원 중반대의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2020년 전월 대비 53%나 더 판매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임영웅의 팬들의 경제력은 다른 가수의 팬들이 이길 수 없다고 우스갯소리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과거의 팬덤(fandom)은 그저 특정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형성되는 공동체의 역할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BTS나 블랙핑크 등 K-POP 스타들을 중심으로 팬층이 두터워지면서, 이같은 ‘팬덤’들이 이제는 문화적 영향을 넘어 경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을 우리는 '팬덤 경제'라고 이야기합니다.


한국에서 팬덤 경제라는 키워드가 언급된 지는 5년 이상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없던 현상이 새롭게 등장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일시적이라고 생각했던 팬덤의 영향력이 지속되고 강화되면서 이제는 오히려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맞춤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왜 다시금 팬덤 경제라는 주제가 주목받는지 추론해본다면, 한국 사회는 불과 5년 전에 비해 연애도, 결혼도, 출산율도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남보다 자신에 집중하고,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비용을 지불하는 세대가 최근 들어 더 많아진것도 팬덤 경제가 다시금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팬덤과 경제와의 관계는 어떤가요?


사실 이전까지는 기업에서는 연예인과의 협업을 통한 굿즈 판매 및 광고모델 계약에만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단순한 홍보 차원을 넘어 직접 기획·제작 단계에까지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팬덤 경제, 다시 말해 팬덤 마케팅은 산업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진행이 됩니다. 특히 2022년 한국의 마케팅 트렌드였던 펀슈머(Fun + Consumer의 합성어, 소비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얻는 고객들을 의미함.)와 함께 팬덤 마케팅은 2020년대를 달구고 있는 주요 마케팅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갤럭시 S20+ BTS Edition, 갤럭시Z폴드4 원신 Edition, 포켓몬 빵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2020년 7월 9일, 방탄소년단(BTS)과 협력해 갤럭시 S20+ 한정판 에디션을 출시하기도 했고, 작년 11월 한국의 게임쇼 'G-STAR'에서는 중국의 게임 원신(Genshin impact)과 콜라보를 해서 갤럭시Z폴드4 와 갤럭시 버즈2 프로 모델을 출시하고 14분만에 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한국의 90년대에 출생한 20~30대 청년들이 어릴 적 많이 먹었던 이른 바 '포켓몬빵'이 2022년에 다시 리뉴얼된 것은 팬덤 경제의 가장 정수입니다. 2022년 2월 출시 이후 거의 6개월 이상 오픈런이 일어나고 빵때문에 사건사고가 일어나는 등 전국적인 품귀현상과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었습니다.

 


-. 팬덤, 어떻게 발전했나요?


1990년대 후반 1세대 K-POP 아이돌인 H.O.T라는 그룹이 등장했을 때까지만 해도, 팬덤이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했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 동방신기 팬클럽 '카시오페아' 회원수가 80만 명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팬덤이란 말이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현재 3천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채널 '보람튜브' 운영자가 2019년, 95억원 상당의 강남 빌딩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수 혹은 배우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 팬덤 경제는 얼마나 더 커질까요? 


팬덤 경제는 특정 산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정확하게 시장 규모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그 중 아주 일부의 사례를 가져와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한 증권사의 아이돌 팬덤 경제학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팬덤 경제의 시장규모가 약 7조 9,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추가적으로 한국 언론사 KBS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음반 수출액만 3,000억원에 달하고 미국에서 팔리는 음반 10장 중 7장이 K-POP 가수의 앨범이었습니다. 물론 K-POP 음반은 가수들의 포토카드 등 다양한 굿즈를 추가적으로 랜덤으로 증정하는 등 구매를 유도합니다.



이들은 단순히 음악을 듣기 위해 CD를 사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것들을 소장하고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취향을 깊게 파는(dig)하는 이른바 '디깅(digging)' 소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여러장의 앨범을 구매하도록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우리 가수(또는 제품)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계속 비용을 지불해야 할 이유를 계속 제공하는 것 또한 팬덤 경제의 기초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많은 스타트업들은 처음 서비스(제품)를 설계할 때 부터 Lovable Product, 즉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충성도 높은 고객들이 우리 서비스(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Lovable Product의 가장 대표적인 예인 애플을 보면 우리는 바로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생태계 안에서 애플 매니아들은 경쟁 제품에 비해 비싼 가격임에도 오직 애플의 제품만을 구매합니다. 애플 제품의 컬러 중 빨간색에는 'Product RED'라는 이름으로 에이즈 퇴치를 위한 기부가 진행되기도 하죠.



그리고 애플은 2021년, 미국의 인종 간 교육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유색 인종들을 위한 교육 지원에 1억 달러를 기부하고, 지난 10년 간 7억 2,500만 달러를 사회에 환원한 것을 적극적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며 고객들이 애플 제품을 구매한 비용으로 사회를 이롭게 하고 있다는 감정을 심어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의 반복으로 팬덤을 강화시키게 됩니다.


세상은 빠르게 변화하기에 예측할 수 없고 대응하기에 급급한 시대에서 애플의 사례는 우리가 팬덤 경제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우리 기업 또는 제품에 적용할 수 있을까 고민해보게 됩니다. 이제는 잘 만든 제품이 아닌 사랑받는 제품을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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