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도 아파도 감정은 소중하다
어젯밤 문득,
뜬금없이 홀가분해진 감정을 느끼며
아리송한 기분을 느꼈다.
아침까지만 해도 발목까지 내려갔던 감정이
잠들기 전에는 정수리까지 올라 간 듯 가벼워졌다.
친구에게 쌓였던 울분을 토해낸 덕분이기도 하겠지만,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감정이라는 친구를 바라보며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숨쉬기도 벅찰 만큼 너무 힘들었던 순간들을 지나
행복한 순간들을 맛보고
다시 감정의 소용돌이를 거니는 동안
내 지난 감정들은 흐릿해져 갔다.
그땐 그랬지 하며 넘겨버리는 지금의 나는
희미해져 버린 감정에 알 수 없는 섭섭함마저 느껴졌다.
지금 내게 다가온 감정도 언젠가 희미해지겠지.
그냥 한 순간의 추억으로 남겨지겠지.
아프지만 소중한 감정인데.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더 선명해지는 감정이 있을 거다.
4계절 중 유독 뚜렷이 사랑하는 계절은 내게 남아있듯,
선명하게 남아 차곡차곡 내 인생을 완성시켜나가는 감정이 있을 거다.
지금의 나는 그 감정들이 만들어 낸 작품이 아닐까.
인생이 쌓이듯,
감정이 쌓이고,
흔적이 쌓여 다시 인생을 쌓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