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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나나 Jul 06. 2022

클라이언트와 직접 미팅하면 생기는 일

앉아서 디자인만 했다면 몰랐을 이야기



내 주변에는 디자이너가 많다. 10대 때부터 디자인 코스를 밟아왔던 터라 디자인을 안 하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쉽다. 그러나 그들은 나처럼 프리랜서로 살고 있지 않다. 자유로움에는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일을 구하는 것, 홍보하는 것, 미팅해서 계약을 성사시키고 계약서를 쓰고 돈을 받는 것부터 시작해서 디자인 프로그램, 서체, 스톡 이미지 등 부수적으로 들어가는 지출이 많아지는 것까지 프리랜서를 기피(?)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직장에서 일했다면 만날 수 없었던 클라이언트를 정말 많이 만나봤다. 다양한 분야, 다양한 나이대의 클라이언트를 만나면서 의도치 않게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받고 있었다는 걸 최근에야 깨달았다.

클라이언트가 포트폴리오 피드백을? 갸우뚱할 수 있다. 충분히 그럴만하다. 나도 이걸 4년 차에서야 서서히 깨닫기 시작했다.


일단, 프리랜서를 하게 되면 회사 소개서가 아니라 오직 내 작업물을 가지고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클라이언트는 어떤 부분에서든 내 작업물이 마음에 들기 때문에(혹은 의문을 가지며) 미팅을 요청한다. 그렇게 미팅을 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포트폴리오 피드백이 시작된다.

먼저 포트폴리오를 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는지 어떤 부분에서 의문이 생기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알게 된 사실은 아래와 같다.






✔ 의외로 나는 색감을 잘 쓰는 사람이었다.

디자인을 하다 보면 항상 색을 쓰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 컬러가 좋을까? 저 컬러가 좋을까? 두 가지 컬러를 이렇게 사용하면? 명도는? 채도는? 컬러의 면적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근접 색을 사용하는 게 어울릴까 배색을 사용하는 게 포인트가 될까? 이런저런 내적 갈등 끝에 최종 컬러를 결정한다. 그래서 나는 컬러에 자신감이 없었다. 그런데 미팅을 하며 "색감이 너무 좋다"라는 감상평(?)을 많이 들었다. 그래서 알게 됐다. 아, 내가 색감을 잘 쓰는구나.


✔ 이렇게 철학이 써있는 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노션 포트폴리오를 사용하면서 많이 들었던 말이다. 오래전 블로그를 활용했을 때도 "세상에 오래 남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갑니다."라는 슬로건을 여기저기 밖아놨던 적이 있다. 실제로 그 문구를 보고 연락이 와서 계약이 성사된 클라이언트도 있다. 포트폴리오 상단에 디자인 철학을 적어놓았던 건 반응이 매우 좋았다. 사람들은 스토리와 진정성에 마음이 흔들린다는 걸 매번 느낀다.


✔ 주로 어떤 작업을 하세요?

좋은 피드백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피드백도 있다. 직격탄은 아니지만 이 말을 잘 해석해보면 내 포트폴리오를 보고 메인 종목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는 질문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최근에 이런 말을 종종 들었는데, "저는 이것도 저것도 요것도 다 할 수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욕심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작업 물들을 펼쳐놔서 그렇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 뺄 건 빼고 살릴 건 살려야겠다.






왜 스타트업처럼 작은 기업들이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프리랜서 또한 하나의 회사가 되어서 혼자서 북 치고 장구치고 다 하다 보니 실전에서 빠르게 피드백을 받고 바로 적용할 수 있다. 보통 회사에서 면접을 봐서 떨어지거나 붙어도 포트폴리오에 대한 아무런 피드백을 받을 수 없다. 이렇게 다이렉트로 내 작업물의 반응을 직관(?)하는 일은 프리랜서를 하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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