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이혼을 했을까?

누군가가 "왜 이혼했어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by 연꽃차

2025년 5월 19일, 드디어 이혼을 했다. 법원에 가서 최종적으로 판사님께 확인서를 받고, 시청에서 신고를 했다. "다 끝났습니다."라는 직원분의 말에 우리는 이혼을 완료했다. "그동안 고생했어" 라는 마지막 말로 우린 각자 갈길을 갔다.


이혼이 이렇게나 쉬운 거였다니, 이렇게나 가볍고 허무한 것이었다니. 이혼한 그날은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슬프지도 후련하지도, 그저 직장에서 조퇴를 쓰고 해치워야할 일을 해버린 마음이었다. 어쩌면 오히려 덤덤하게 일상을 보냈다. 시청에서 나와 나는 태연하게 일처리를 했고, 요가원을 갔다.


그런데 내 스스로 자꾸만 질문하게 된다. "나는 왜 이혼을 했을까?"

누군가가 "왜 이혼했어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을까? 이렇게 물어볼 누군가가 없겠지만, '나는 왜 이혼을 했을까?'라는 물음은 사실, 내가 여전히 나에게 풀리지 않는 질문이다. 그 만큼 강력하게 이혼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면, 그럼 난 이혼 당한 건가? 아니면, 철딱서니 없이 이혼을 너무 쉽게 한걸까?


일주일 내내 이 질문에 대해 답을 내리지 못했다. 이혼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없는 나는, 자꾸만 나에게서 그 원인을 찾게 된다.


-내가 가진 것에, 옆에 있는 사람에게 감사할 줄 몰라서?

-내가 나를 그리고 옆에 있는 가족을 사랑할 줄 몰라서?

-내가 이기적으로 너무 나만 생각했기 때문에? 그러다 심한 우울증에 빠져서?


셋 중 어느 하나라고 할 수도 없고, 셋 다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결혼 생활 내내 나는 정말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최선을 다해 남편에게 잘해줬다기보단 최선을 다해 남편을 미워했다. 남편이 너무나 미웠다. 지금 돌이켜보니 잘한 점도 꽤나 많은데, 나는 남편이 너무나 미웠다. 아기 낳고 난 뒤에는 이 사람과의 결혼을 너무나 후회했다. 함께 있으면 불편했고 늘 불만투성이였다.


"왜 이혼을 했을까?"라는 질문이 "왜 결혼을 했을까?"로 옮겨간다.


왜 결혼을 했을까?


-친구들이 다 결혼을 하기에 나도 결혼을 하고 싶어서?

-힘들 때 의지가 되었던 남자여서?


결혼하기 1년 전부터 동거했던 우리는 정말 많이 자주 싸웠다. 파혼도 생각했었지만, 나는 그렇다면 동거를 했던 파혼녀라는 소문이 무서웠다. 그래서 마음을 돌려 결혼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때 왜 나는 이혼녀라는 소문이 더 무섭고 무겁다는 걸 몰랐을까. 차라리 이혼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을까?


결국 결혼하기 1년 전부터 동거했던 우리는, 이혼하기 1년 전부터 별거하게 되었고, 별거한지 1년 후 서로 상당히 편안해진 상태에서 이혼하게 되었다. 나도 편안하고, 남편도 편안해보인다.


미워도 했지만 의지도 많이 했던, 결혼하고 내가 여기저기 아파서 힘들 때 도움을 받았던, 그리고 무엇보다 이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내 아이의 아빠인, 고마운 전남편. 그렇게 생각하면 이혼까지 할 일이었나 싶기도 하다. 이제와서 이혼한 이유를 스스로 찾아 무엇하랴. 이제와서 고마운 점을 열거한들 무엇하랴.


지금 느끼는 이 민망한 마음을 잘 달래 앞으로 남은 내 삶을, 그리고 여전히 연약한 나를, 다독여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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