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아기가 있었으면 좋겠어."

엄마도 그랬었으면 좋았겠어, 하지만 받아들이자.

by 연꽃차

"나는 엄마가 제일 좋아!" 라고 말해주는 5살 아이.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앞으로 평생 외동으로 자랄 우리 아이.

놀이터에서도 "얘들아 같이 놀자"라고 외치지만, 결국 같이 못 놀고 혼자 노는 아이.

게다가, 엄마아빠의 이혼으로 세 식구가 함께 있을 풍경이 평생 없을 우리 아이.



그러다 문득 내 품에 안겨 이런 말을 한다.

"나도 여자 아기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러면 자동차도 빌려줄텐데."

그런 아이의 모습을 보면 정말 짠하고 미안하고, '내가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거지?'하면서 아득해진다.


부부싸움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자녀에 대한 가치관의 차이였다. 나는 둘째를 원했고, 남편은 원하지 않았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설득이 된 상태에서 직장에 복직했다. 둘째는 딸이었으면 좋겠고 이름은 뭐가 좋겠다는 얘기까지 합의하고 복직했다. 그런 내가, 복직하면 오히려 산후우울증이 괜찮아 질거라 생각했던 내가, 복직 후 더 심한 우울증을 겪으며, 남편도 무척 힘들어 했다. 그러던 중, 내가 어느 날은 정신을 차리고, "둘째를 갖자"고 얘기했을 때 남편은 질색하며 말했다. "둘째는 너의 우울증이 괜찮아지면 갖자. 내 주변에 너처럼 산후우울증을 심하게 겪고, 너처럼 복직 후 우울증도 심하게 겪은 아내는 본 적이 없어."


그때 나는 그 말이 "너는 둘째를 가질 자격이 없어"라는 말처럼 들렸다. 지금 돌이켜보니, 내가 걱정돼서 그리고 남편 스스로도 힘들어서 그렇게 말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서야.


아이가 5살이 된 지금, 나와 함께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겪었던, 그리고 남편과의 불화로 하소연을 주고받았던 지인들은 모두 둘째를 낳았다. 둘에서 셋넷으로 번성하는 사이, 나는 셋에서 다시 둘이 되었다. 그렇게나 둘째를 갖고 싶어했던, 그리고 다들 힘들어도 둘째까지 낳자고 얘기하던 내가, 제일 둘째를 못 갖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아쉽지만, 정말 아쉽지만, 왜 나는 그런 가정을 갖지 못하는 거지. 내가 정말 그렇게나 자격이 없는 사람인가.


내가 갖지 못한 것에 집착해봐야 무엇하리. 이미 그렇게 결정되어버린 걸. 아무리 아쉬워해도 어쩔 수 없는걸. 받아들이자. 받아들이자. 나에게 주어진 운명처럼 받아들이고, 그래도 내 곁에 "엄마가 제일 좋아"라고 해주는 너무나 귀여운 시절의 이 5살 아이에게 최선을 다해야지. 앞으로도 여전히, 엄마가 제일 좋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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