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다 생각이 있으시대요.
나 빼고 다 임신한다!
나 빼고 다 연애했던 그때처럼!!
아마 브런치 첫 글이었을 거다.
나는 연애를 못해서, 연애하는 사람들만 보면
배가 아파 죽겠는 나 자신이 너무 힘들다고 고백했던.
인생은 돌고 돌아 나를 또 이 시기로 데려다 놓았다.
나는 임신을 못해서, 임신하는 사람들만 보면
슬프고 아파 죽겠는 내가 너무나도 힘든 지금으로.
피곤한 몸을 이끌어 겨우 예배에 다녀왔다.
가기만 하자. 가서 있기만 하자. 가서 듣기만 하자.
최선의 결과는 최악을 피할 때 나오기도 하는 법.
집에 우두커니 누워있는 것보다, 교회에서 우두커니 앉아있는 것이 분명 더 나을 것이다.
물론 가자마자 집에 가고 싶었다.
지친 몸이 나를 달달 볶아 자꾸 움찔 움찔.
그럼에도 거저 받은 은혜 한 자락!
힘든 시간 가운데 하나님께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게 우리의 인생이라고. 하나님은 분명 크고 은밀하신 계획을, 나를 향한 계획을 가지고 오늘도 일하고 계시다고.
아멘,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어디로 나를 인도하시는지 1도 모르겠어도. 하나님을 더욱 사랑하기를 원하는 나에게 때마침 들려온 “주께 한걸음 더” 라는 설교의 한 구절이 정말 포근했다. 잘하고 있다, 잘 가고 있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격려의 말씀 같아서.
집에 돌아와 축 쳐진 몸으로 이것저것 들여다보았다. 몸이 무거워 아무것도 하기 싫으니, 남편 먼저 씻고 오라고 들여보내고.
하필 여기저기 만삭의 사진과, 성별을 알리는 초음파 사진과, 이미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도 또 임신한 사람들의 소식이 마치 벚꽃이 만개하듯 올라와 있었다.
그들만의 봄이 왔구나.
기다림으로 설레이고 감사함으로 물드는 따뜻한 시기를 살고 있다.
안 그래도 조금 피곤했는데, 다시 기운이 빠졌다.
힘줘서 버티고 있는데 늘 이렇게 한 대 맞는다.
쥐도 새도 모르게, 난데없이 훅 하고 들어온다.
눈 감고 지내면 좋을 텐데, 부대끼며 사는 세상이니
혼자 눈 가리고 아웅 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가,
두 번째는 나만 임신 못하는구나 잠잠히 괴로웠다가,
세 번째는 자랑하는 그들이 야속했다. 누군 기도를 안 한 줄 아나, 한나를 시샘하는 브닌나의 미운 눈길이 바로 이거였나 보다.
불안함에 어쩔 줄 몰라 집안일을 하며 벌벌벌 돌아다니던 나에게 네 번째 생각이 찾아왔다.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신 생각이 아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말씀은 “내게로 한 걸음 더왔구나. 나는 널 위한 계획이 있단다. 지금 그 과정을 아주 잘 겪어내고 있단다.” 였다. 그분께서 내게 주신 마음은 평안이고 소망이지, 원망과 시기와 낙담이 아니었다.
다시 또 새로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아직 임신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에게 속한 일이며, 그들이 이미 임신한 것 또한 하나님께서 주관하시는 일이라는 것이다.
내가 잘못하거나 모자라서 부족해서 임신하지 못하는 게 아니고, 그들 또한 잘나서 우월해서 임신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기에 임신과 불임은 그 누구도 판단하거나 평가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 누구도” 에는 “나 자신” 도 포함된다.
한편에는 내가 누리고 있는 복이 있다. 주님께서 허락하셨기 때문이다. 또 한편에는 내가 겪고 있는 어려움이 있다. 이것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셨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빚으시는 대로 빚어지는, 그는 토기장이요 나는 진흙일 뿐이다.
옳습니다 하나님.
당신이 하시는 일이 모두 다 옳습니다.
그런데 하나님,
속이 상한 제 마음도 옳습니다.
부끄럽지만 이것이 주님 앞에
정직한 제 마음입니다.
그렇다. 속은 정말 많이 상한다.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 얼마나 더 마음 아파야 무뎌질 수 있을까. 현실이 나를 찌를 때마다 윽, 신음 소리가 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픔 가운데 나를 당신에게로 한걸음 더 나아가게 하시고, 그는 내게 새로운 능력을 더하여 주신다.
주님의 주권과 그의 행사를 인정하는 능력.
주님만 바라보고 의지하는 능력.
주께서 하실 일을 기대하며 간구하는 능력.
주님을 더욱 사랑하는 능력.
하나님만을 바라는 것이 내게 가장 큰 능력이 된다.
글을 쓰다 보니 깨닫게 되었다.
나 빼고 다 임신하는 줄 알았는데.
내 생각이 틀리고 하나님 계획이 맞았다.
내 힘을 빼고 주님의 능력을 더하는 일이었다.
김병삼 목사님의 책 “모든 날이 은혜스럽다”에 나온 한마디가 주님의 길을 걷는 나의 고백과도 같다.
인생에서 펼쳐지는 희로애락의 이유와 목적을 다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고, 앞으로도 다 알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언제나 신실하신 주인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이해를 넘어서는 믿음으로 순종의 길을 따르렵니다. <모든 날이 은혜스럽다, 김병삼 목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