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PMB 8] Job To Be Done
EO 채널을 보면 토스 창업자 이승건 대표님이 이런 말을 하신다.
난 이 인터뷰를 보고 한대 세게 맞은 기분이 들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거 위주로 생각하고 사고 회로를 돌렸기 때문이다.
토스가 창업되기 전 4년간 다양한 프로덕트들을 만들었었는데 그것들은 모두 우리 팀원들이 만들고 싶은 것, 즉 고객에게 필요한 게 무엇이니?라고 물어봤을 때 나오는 대답에 의존해 만들었던 프로덕트들이었던 것이다. 연이은 실패로 토스 팀원들은 서울 곳곳으로 흩어져 '고스트 프로토콜'이라는 일명 사람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실제로 관찰하러 다니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중 100여 개의 아이템 중 6번째로 토스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토스는 처음부터 바로 앱을 만들지 않았고 서비스를 소개하는 랜딩 페이지를 만들었고 이것이 흥행하면 그때 앱을 만들자고 했다. 서비스를 소개하는 짧은 영상은 주말 동안 수만 명이 보게 되었고 그제야 토스 서비스를 만들어 론칭하게 되었다.
토스 탄생 이야기를 들어보면 잘 될 것 같은 아이템, 고객이 좋아할 것 같은 필요할 것 같은 아이템이 아닌
고객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아이템이야말로 정말로 고객들이 원하는 아이템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고객은 어떤 서비스를 원할까?라는 질문이 아닌 고객이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질문을 해야 한다.
Job To Be Done
JTBD - 고객은 어떤 임무 혹은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 제품을 고용한다.
이는 특정 상황에서 고객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에 집중한 고객의 문제 접근법으로 사람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연구하는 방법인다. 고객들은 사실 자신들이 구매하는 프로덕트를 통해 자신이 상상하는 달라진 모습을 기대하게 된다. 결국 고객들이 실제로 구매하는 것은 달라진 자신의 모습인 것이다. 고객들은 특정 상황에서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할 수 있고 그로 인해, 특정한 감정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먼저 고객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고려하고 그들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지금부터 내가 고객의 입장이 되어서 프로덕트를 사용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자.
최근 정말 관심이 없던 경제에 대해 알아가던 중, 나와 같은 사회 초년생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가계부를 작성하는 것이라는 영상을 보고 이것저것 사용해 보다 '위플 가계부 - Weple Money' 서비스에 정착하게 되었다.
위플은 정말 직관적인 앱이다. 초등학생 때 사용하던 용돈 기입장처럼 '몇 월 며칠 얼마를 어디에 썼다' 하고 내가 하나하나 입력하지만, 내 소비내역을 빨리 파악하기 쉽게 그래프와 표 스타일로 보여준다. 메모 기능도 있어 조금 더 디테일하게 타이레놀 구입 메모에 '백신'이라고 쓰면 '아 그때 백신 맞고 무슨 약 샀지?' 하고 떠오를 때 '백신'을 검색해서 찾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위플 가계부 - Weple Money'의 고객이 되어 인터뷰를 시작해 보자.
저는 우선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에 일을 하다 보니 수입과 지출들이 이전보다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점점 더 내 전체 자산 현황에 대해서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도대체 어디에 얼마큼 쓰고 있는지가 궁금했거든요.
우선 처음에는 내 통장과 카드를 연동해 자동으로 기입해 주는 '뱅크 샐러드, 네이버 페이 자산'과 같은 서비스를 사용했어요. 이런 서비스들은 지금 현재 내 전체 자산이 얼마인지, 소비를 하고 나면 얼마큼 변동이 생기는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런 서비스들은 한번 보고 나면 그만이더라고요. 뱅크샐러드에서는 카드와 연동해서 자동으로 소비내역이 찍히기도 했는데, 자동으로 기입해 주다 보니 제가 자주 들어가서 확인하지 않게 되었어요. 가끔 궁금하거나, 월 말쯤 들어가서 확인해 보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자주 보지 않다 보니 결과적으로 저에게 정보만 줄 뿐 어떤 경제적인 면에서 달라지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어요. 저는 알고 보니 내 자산과 소비에 대한 정보를 아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절약하는 소비 습관을 만들고 싶었던 거였어요.
(지금은 카피내용이 바꼈지만, 내가 위플을 사용했을 땐 이런 내용의 카피였다.)
뱅크 샐러드는 '신경 꺼도 내 돈 관리'라고 알아서 다 보여줄 테니 너는 고민할 필요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나라는 고객은 내 돈 관리에 조금 더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고 싶고, 이러한 관심을 통해 돈을 절약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것이다.
우선 이전에 쓰던 앱에서 '위플'로 갈아탄 후에 가계부를 훨씬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위플은 직접 카테고리와 금액을 입력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자주 들어가서 입력하지 않으면 내 소비내역을 확인할 수가 없어서 적어도 10일 이내에 한 번 이상씩은 들어가서 작성하게 돼요. 그리고 작성할 때마다 내가 사용하는 카드, 통장, 포인트 등에 직접 들어가서 언제 무엇에 얼마를 썼는지 일일이 확인하면서 쓰기 때문에 내가 소비했던 내용들이 자동으로 입력되는 방식보다 확실히 좀 더 피부로 와닿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알아서 정해준 카테고리보다 내 언어로 표현하는 카테고리들이 훨씬 내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었어요. 무엇을 샀는지도 '올리브영에서 얼마'이렇게 나오는 게 아니라 '친구 생일선물' 이런 식으로 표현하니깐 어차피 나만 보는 가계부 나만 잘 알아보면 되니깐 더욱 편하더라고요. 이렇게 카테고리 화가 디테일하게 되어있으니깐 내가 어디 부분에 소비를 많이 하고, 평균적으로 얼마를 쓰는지 파악하기 쉬웠어요.
그리고 자주 들어가서 확인하다 보니깐 월 말 결산으로 내 소비내역을 보기보다는 월의 초, 중, 말 별로 내가 얼마큼 쓰고 있고 어디 부분에 많이 쓰고 있는지 자주 보게 되니깐 이후 남은 달 동안 돈을 어떻게 조율해서 써야 할지 계획할 수 있어서 과소비를 줄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메모 기능도 있어서 내가 장을 본 것 중에 이마트에서는 그동안 얼마를 썼는지 궁금하면 '이마트'라고 검색해서 몇 월 며칠에 얼마를 썼고 그래서 총 얼마를 이마트에서 결제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어서 특정 장소에서 쓰게 되는 과소비를 빨리 파악할 수 있었어요. 저에게는 이런 아날로그적인 입력 방법이 오히려 절약하는 습관을 기르기에 적합한 것 같아요. 자주 보게 되니깐요.
위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위플'을 사용하는 고객의 JTBD를 파악해 보자
∙ Situation(상황) - 지출이 많아지면서 어디로 돈이 나가는지 파악하기 어려워 과소비를 막기 힘듦.
∙ Motivation(동기) - 지출 내역을 관심 있게 자주 살피고, 내가 알아보기 쉽게 지출 상태를 자세히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지출 계획을 세우고 싶음.
∙ Expected Outcome(기대효과) - 절약하는 습관 기르기
이를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지출이 많아고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과소비를 막기 힘든 문제를 겪고 있고, 지출 내역을 자세히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지출 계획을 세우고 싶다. 그래서 나는 위플 머니를 통해 절약하는 습관을 기르고자 한다.
간접 인터뷰를 통해서 위플 머니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자동으로 입력해 주는 서비스에서는 만족할 수 없었던, 일종의 가계부를 직접 쓰는 행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절약하는 습관을 기대하며 서비스를 사용한다는 것을 예측해 볼 수 있다.
과연 '위플 머니'같은 서비스가 '뱅크샐러드, 네이버 페이 자산'에 포함된다면 그래도 계속해서 '위플 머니'을 사용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떠오를 것이다. 이런 질문에는 100% 네라고 답할 순 없을 것 같다.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위플이 조금 더 신뢰감 있는 이미지, 예를 들면 이 앱을 쓰면 스마트하게 돈을 관리하는 경제적인 사람처럼 보일 수 있는 것과 같은 브랜드적 이미지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 더 간편한 동기화 방법이 있다면 데이터 날릴 걱정 없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조금 더 고려된다면 계속해서 쓰고 싶은 앱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축을 설계하다 서비스까지 설계하는 본 투 비 설계자의 PM도전 프로젝트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