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해 여기저기 글을 쓰며 나의 흔적을 남겨놓았다.
누군가 좋아요라고 눌러주면 기분 좋고, 댓글을 남기면 더 힘이 났다. 그렇게 글 쓰는 게 좋아 흔적만 남기며 돌아다닌 지 일 년이 지나가니 정말 글 쓰는 게 좋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을 쓸 자신이 없어 소설은 쓰지 않았고
에세이를 써 보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긴 길은 나에게 어려웠다. 같은 말만 하고 있는 것 같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몰라 내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책을 읽고 나의 생각을 인스타그램에 적어두거나 브런치에 올리며 흔적을 남기고 또 남겼다.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나의 이야기를 꺼내는 게 편했고 글이 잘 써졌다. 그렇게 남긴 흔적은 다른 사람의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욕심을 부려 꿈도 꿨다.
그림자를 밟고 있지만 누군가는 나의 글을 보고 이 사람이랑 일해보고 싶다. 글 잘 쓴다. 나의 흔적이 누군가의 마음에 다가가 흔들리게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꿔보기도 했지만 지금은 꿈이지만 곧 현실이 될 거라고 그렇게 욕심내 보지만 솔직히 외로웠던 적이 많았다. 가끔 책을 읽다 보면 이 사람 글 너무 잘 쓴다라는 사람도 있고, 이 사람이 책을 냈다면 나도 쓸 수 있겠다는 가벼운 마음을 가져본 적도 있다. 개인적인 호와 불에 따라 마음에 들었던 글은 넘지 못한 글이었고 그렇지 않은 글은 쉽게 쓴 글이라고 착각하며 비난했었다.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기 위해 지금도 글을 쓰며 마음을 드려다 보다 보니 알 것 같다. 난 글 쓰는 게 장말 좋고 다른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든 읽지 않든 나의 흔적을 남겨놓는 이 흔적이 좋다. 아직은 빛을 보지 못해 지하에 내려와 있지만 지하에 있다는 건 올라갈 길만 있다는 것이고 지하에 있다는 건 자유롭기도 하니깐 힘들고 외롭더라도 조그만 더 힘들 내 보자
단순히 퇴사하고 싶은 마음에 글쓰기를 택한 건 아닌지 책 읽기가 좋아 자연스럽게 글쓰기에 관심을 갖었던 건 아닌지, 내가 할 수 있는 것 중에 돈이 가장 들지 않은 일이기에 글쓰기를 택 했는지 궁금했는데 글쓰기를 통해 나의 진짜 모습이 무엇이고 하고 싶은 일, 할 수 있는 일,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나의 마음을 채워주고 비워주는 글쓰기 못 놔주겠다. 외롭고 가난해도 나 너 포기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