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받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나를 아는 사람이든 아는 사람이 아니어도 좋았다. 그저 나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에 나의 속 마음을 이야기했지만 그들은 나에게 딱 한마디를 했다. "나는 그 이야기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고 " 암묵적으로 그만 말하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난 입을 닫아 버렸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에겐 더더욱 나의 억울함을 나의 속 마음을 말했는데 그건 내가 날 비참하게 만들었고, 내가 나를 불쌍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게라도 답답한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으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도 날 위로해 주지 않았고, 위로하려고 하지도 않았고 그럴 거면 왜 결혼했냐는 말만이 나에게 돌아왔다.
위로를 받지 않고는 토닥임을 받고 싶었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었다.
외롭게 날 위로하고 토닥이고 괜찮다고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울면서 위로하고 소리 지르며 위로하고 나는 1인 2역을 하기 정신없이 바빴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통틀어 난 책이랑 전혀 친하지 않았다.
가끔 잠이 오지 않아 로맨스 소설을 읽기는 했지만 책을 즐겨보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책과 담을 쌓고 또 쌓았던 내가 위로받고 싶어 마음이 어지러워 잠깐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주문해서 읽고 또 읽었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아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런데 읽고 또 읽다가 주체 못 하는 울음이 나에게 찾아왔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부분을 읽는데
정말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책이 해주고 있었다.
그 부분을 연필을 들고 노트에 적어 내려 갔고 적어 내려 가면서도 난 울었다.
지금도 그 부분을 다시 꺼내 읽으면 난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에 눈물이 가득 차오른다.
그때부터였다.
책이 좋아졌다.
병처럼 읽어 내려가고 주문하고 택배 받고 또 사고를 반복했다.
나에겐 그때부터였을까?
친구들이 필요하지 않았고 무늬만 친구들이 싫어졌다.
나의 깊은 고민을 하하호호 거리는 단톡 방에서 나가고 싶었고 그들과 대화를 해도 난 내가 외톨이처럼 따로 앉아 있었다.
마음 둘 곳이 없었던 나에게 책은 마음 여행이었다.
그렇게 난 마음 여행 여권에 도장을 찍어 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