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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Aug 16. 2022

아이의 시선

쌓여있던 게 많았던 딸

"아니 왜!!! 내가 하는 공부인데 내가 결정을 못 하냐고!"

"아니 왜!!!!!"


요즘 딸의 유행어


"아니 왜!!"


아빠가 오래간만에 야근하고 들어온다는 말에 다시 셋이서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학원 갔다 돌아온 딸이

빈 종이에 "엄마 우리 하루에 두 시간은 서로 대화하자"

라고 써 놓고 날 보여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두 딸이 언니가 말하면 동생이 말하고 동생일 말하면 언니가 다다다다 말하는 환경 속에서 두 시간 대화가 가능할까 싶었지만 이유 없이 "좋아"라고 외쳤다.


그렇게 시작한 아빠에 대한 불만부터


"엄마 엄마는 왜 아빠랑 결혼한 거야?"

"왜? 갑자기 그건 왜 물어?"

"아니 그냥 혼자 살고 결혼하지 말고 엄마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행복하게 살지"

"엄마가 지금 행복해 보이지 않아?"

"맨날 일만 하는데 행복해 보이면 이상한 거지"


딸아이가 바라보는 엄마의 모습은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

솔직히 사실이기도 한 부분이어서 찔리기도 하고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사실만으로 고마운 마음까지 느끼기도 했다.


"엄마는 어릴 때 많이 혼났어?"

"아니 엄마는 많이  혼났어"

"좋겠다 부럽다,  엄마가 되면 엄청 많이 혼낼 거야"


아 내가 너무 딸을 머라고 했구나

아이들의 시선은 정확하다.

거짓이 단 하나도 없다.


슬프지만 행복하지 않다는 거

두 번 다시는 결혼하지 않겠다는 건 진짜다.

외롭더라도 혼자 즐기며 살 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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