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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Dec 09. 2020

한 걸음 뒤에 서서 바라보기

육아엔 천천히와 아이 마음 이해하기보다 좋은 건 없다

아이를 키우면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이 나온다.

이 모습이 진짜 나의 모습이었나 싶을 정도로 이해심은 없고, 짜증과 화만 잔뜩 난 심술쟁이인 나의 모습을 보면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됐지? 라며 곰곰이 생각해 보지만  왜? 어쩌다 였는지 알 길이 없다. 


여유를 찾을 수 없는 일상

조바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상

욕심을 내려놓을 수 없는 게 바로 육아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뱃속에서 꼬물거릴 때엔 단 하나 "건강하게만 자라줘"라는 욕심은 아이를 출산하고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고, 말을 배우면서 배변훈련을 시작하면서 무너진다. 


무너진 마음은 차곡차곡 욕심들로 쌓이여 아이에게 "하지 마!" "안돼!" "도돼체 왜 그러는 거야!" "그만!"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고, 아이에게 "너만 왜 느려" 라며 아이를 다그치기 시작한다. 


부모의 최고 조바심 최고조는 한글 떼기 일 것이고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부모의 조바심과 욕심이 하늘을 찌르며 아이에게 "그만 놀아!" "공부해" " 책 읽어" "티비그만 봐" 라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아이의 행동을 구속하게 된다. 


아이가 어릴 때엔 부모의 말이니 하기 싫지만 하고 싶지 않아도 화가 나도, 짜증이 나도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부모의 말을 따르지만 아이도 커갈수록 본인 생각이 강해져 부모의 말에 반대의 의견을 내보이지만 반대의 의견은 항상 '말대꾸'라고 인식되어 부모에게 본인의 의견을 이야기했을 뿐인데 타당한 이유 없이 혼나는 상황이 벌어서 아이들을 더 이상 부모에게 말하지 않겠다며 입을 꾸욱 닫는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가 느낀 건 

아이들이 다니는 어린이집, 유치원, 학원, 학교 친구들의 부모님을 최대한 멀리 하는 것

아무리 부모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다 보면 흔들릴 수밖에 없다. 흘려듣기가 가장 어려운 게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 말을 듣고 흔들리지 않을 자신 있으면 얼마든지 만나도 괜찮다 난,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없어 가깝게 지내지 않는다. 예전에 가깝게 지냈더니 아이가 조금이라도 잘 못 하면 그 걸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사람들, 그 말이 다시 내 귀에 들어오면 태풍이 몰아치듯 아이를 다그치는 나의 모습을 보고 강하게 마음먹고 흔들릴 자신이 없다면 만나지 않기로 했다. 


아이를 키우는 건 어렵다.

1년 1년이 다르고, 하루하루가 다르고, 새로운 일이 일어나는 게 바로 육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지칠 수밖에 없는 것이고 육아를 하다 중간중간 하루 중 일부분은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며 나를 돌아볼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 


육아를 하다 보니 아이 옆에 딱 붙어 아이를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표정이 무표정인지

아이의 기분이 어떤지

아이가 아픈지

아이가 고민이 있는지

아이의 마음에 상처가 나 있는지 


아이 옆에 있으면 절대 보이지 않는다.

아이를 앞에 두고 조금 뒤에서 아이를 바라보면 보일 것이다. 

아이의 마음이 


아이는 말하지 않는다. " 엄마나 힘들었어, 나 좀 안아줘"라고 절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아이가 혼자 스스로 자기 마음을 알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주고, 

아이가 본인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마음이 시간을 주자.

아이가 울면 "울지 마!"

아이가 화내면 "화내지 마!"

라고 다그칠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아이의 마음을 드려다 볼 수 있도록 아이에게 시간을 주며 부모인 우린 아이 뒤에 서서 아이를 바라보자, 보이지 않은 아이의 모습, 아이의 마음이 보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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