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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Dec 07. 2020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는 이유

휴직 2년 6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퇴사를 마음속에 넣어두고 휴직을 연장하고 있는 중이다.


퇴사 를 하면 먹고 살 걱정에 2021년 8월 복직을 해야겠지만 마음속엔 나도 모르게 복직 날짜가 다시 출근하는 날짜가 아닌 마지막 인사하는 퇴사 날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건 어쩔 수 없다.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는 이유


1.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하고 두 딸을 챙겨 학교와 어린이집을 보낼 자신이 없다.

하라고 하면 할 수 있겠지만 아이들에게 재촉하며 화내지 않고 아이들과 꼭 껴안고 사랑해 라며 다정하게 안아주며 잘 가라고 인시 할 자신이 솔직히 없다.


2. 퇴근하고 돌아와 하루 종일 시달렸던 날 돌볼 시간도 없이 퇴근 후 육출 하는 날 싫다. 거부한다 출근.


3.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출근할 수 없다.


4. 코로나 19로 아이 학교가 갑자기 문 닫았을 때, 어린이집이 모두 긴급 휴원 되었을 때, 학원이 문 닫았을 때 내가 아이 옆에 있어 지켜줄 수 없어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


5. 아이 방학 때 아이를 어디에 맡기지? 어린이집 다니는 아이에겐 어린이집에 갈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학교 다니는 첫째는 방학 때 혼자 외롭게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있어야 하기에 안쓰러운 마음에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


6. 회사엔 더 이상 나의 미래가 없어 출근할 수 없다.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


7. 휴직 2년 6개월이 지나간다는 건 백수의 시간이 2년 6개월이라는 의미이다. 백수였지만 행복했던 시간이었고, 백수생활을 하며 잊었던 날 찾을 수 있어서 내 꿈이 생겨서 하고 싶은 일이 생겨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


8. 돈을 많이 벌면 좋겠지만 돈을 벌지 않아도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알게 되어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


9. 아이들이 크면 집에 엄마가 없는 게 간섭받지 않아 좋아할지 몰라도 난 지금 아이들 옆에서 때론 화를 내는 사자, 호랑이, 고양이 여도 감옥 같은 회사에 출근하지 않아  너무너무 좋아, 때론 낮술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지금이 나무 좋아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는 이유가 아직도 많다. 출근해야 할 이유는 오직 하나 돈! 을 벌기 위해서라면 출근과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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