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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Feb 26. 2021

[책] 불안한 행복


"때론 인생이 너무 가벼워 날아가지 않을까 겁이 날 정도로 행복한 적도 있었고, 때론 인생을 힘겹게 메고 지고 올라간 적도 있었다. 내가 가벼울 땐 누군가 삶의 무거움으로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내가 가벼울 땐 누군가 삶의 무거움으로 눈물을 흘렸을 것이고, 내가 가파른 고개를 올라갈 때는 누군가 콧노래를 부르며 아름다운 숲길을 거닐고 있었을 것이다."책 속)


책 초반에 나온 글이지만 책을 다 읽을 때까지 이 글귀가 너무 공감이 됐다. 

인생은 제비뽑기인 것처럼 양면이 존재하는 우리의 삶을 이 글귀가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일기를 쓰는 사람은 일기엔 행복할 때 거의 쓰지 않는다.

일기엔 불행하고 속상하고 서럽고 짜증 나고 화가 난 불행과 가까운 마음이 생길 때 일기장을 펼치며 마음속에 꾹꾹 눌러두었던 이야기를 펜으로 꾹꾹 눌러적으며 내일의 행복을 기다린다. 


간혹 우린 행복을 너무 쉽게 생각해 간직하려고 하지 않는다.

불행은 술로 혹은 다른 무언가로 쉽게 잊히려고 노력하지만 불행이 짙으면 짙을수록 지워지지 않는다. 

내가 불행을 행복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행복을 불행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


동전에도 양쪽면이 있고 색종이에도 양쪽 색이 다른 것처럼 우리의 삶도 행복이 있으면 불행이 있는 것이다. 

행복만 있으면 지루하고 불행만 있으면 암울한 게 우리의 삶이고 인생이다. 


N극과 S처럼 불행과 행복은 서로를 밀어내기 바쁘다. 

불으려고 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게 N극과 S극인 것처럼 불으면 이상한 불안한 행복, 행복한 불안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겁이 만은 난 불안을 상상한다. 

지나가던 강아지나 다리를 물면 어쩌지? 횡단보도를 건더고 있는데 저 멀리서 자동차가 쌩하고 신호를 무시하며 달려오면 어쩌지? 바다에 빠지면? 놀이기구 안전장치가 고장이 난다면? 이처럼 필요 없는 불안을 난 상상을 하고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렇게 불안은 내가 만들고 내가 상상한 것들인 것처럼 행복 또한 내가 만들고 상상한 것일지도 모른다. 

둘 다 상상으로 생각으로 만들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

나라면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상상할 것이다. 


'삶은 불안을 기억하며 행복해진다'라는 말처럼 기억으로 행복해지고, 기억으로 불안해지는 것 같다. 

내가 모든 시간을 모든 날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드라마 도깨비에서 차 한잔으로 기억을 지우는 것처럼 나의 기억을 어떻게 남겨놓으냐에 따라 우리의 삶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우리 삶에도 양면성이 있는 것처럼 우리 기억에도 양면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조금은 편한 마음이지 않을까 싶다. 


책에 집중하는 게 처음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개인적으로 주변 소음이 있어도 독서하는데 무리가 없었는데 

이 책은 달랐다. 

이 책은 고요함이 민망할 정도의 고요함이 필요한 책이었다.

책에 적여 있는 글은 읽으면 읽을수록 고요했고, 잔잔하게 나의 마음에 들어와 나의 귓가에 앉아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해 주었다. 


시간을 두고 읽어야 할 책 

시간을 만들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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