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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사탕 Mar 04. 2021

공부하느라 수고했어, 오늘도



인생을 먼저 살아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건 자칫하면 잔소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공부에 있어서 만큼은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게 좋다는 걸 안다.

개인적으로 고3의 시절이 지옥이었고, 고3의 지옥의 시절을 보내고 나니 대학의 생활 또한 지옥이었고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건 알지만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건 지금 서른이 되어서 알게 되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엔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학원에서도 공부 공부 공부해 그리고 성적으로 모든 걸 평가되는 걸 보니 공부가 과연 인생의 전부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했던 것 같다. 


저자는 대학입시를 두 번이나 실패를 했다고 한다. 

그의 실패의 경험으로 지금 현재 코로나 19를 이기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을 모든 학생들에게 실패의 경험을 들려주며 괜찮다는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었다. 

그들의 선택에 후회는 없기를  몇 점을 맞았는지 보다, 몇 등급인 지보다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시도 처자 해보지도 않고 포기" 하는 무기력은 암 보다 더 무서운 존재라고 말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은 무기력을 이기지 못하면 그 두려운 공포는 암흙 같은 것이다. 

솔직히 말해 난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나의 즐거운 학창 시절을 망쳤다고 생각한다. 공부를 못 하면 무엇이 부족한지를 먼저 찾고 그 부분을 채워 넣을 생각을 했었어야 했는데 난 공부 잘하는 척을 하고 싶어 빈 공간은 비워 둔 채 쓸데없는 자존심으로 겉보기에는 잘하는 것처럼 보이려고 했다. 

모의고사를 보면  결과가 나오기 전에 예상 점수를 적어 낼 때에도 나의 자존심이 결과를 만족하지 못하고 점수를 부풀려 작성했던 적이 있었다. 

솔직히 답답했다. 

내가 무엇을 잘하고 있는지 잘 못하고 있는지 모르는데 내가 생각하는 목표는 너무 컸기에 좌절할 것도 없었는데 좌절하고 있었다. 


학생들을 보면 너무 바쁘다. 학교 공부에 학원 공부하다 보니 본인에게 도움을 결정적으로 주는 자기 공부를 하지 못하며 잠과 싸우고 있다. 어떻게 보면 매일 잠도 충분히 못 자고 책상과 싸우는 학생들 하지만 그들의 결과는 오직 성적으로 평과 되고 있었다. 


"무언가를 바쁘게 항상 하고 있었지만 언제나 좋은 결과 없이 시간에 쫓기며 살았다"(책 속)


공부하는 데 있어서 '우선순위'가 가장 중요하다.

공부뿐 아니라 인생에 있어서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우린 잊고 산다. 

가끔 메모장이나 핸드폰에 해야 할 일들을 적어놓지만 그중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고르라면 우린 쉽게 고르지 못한다. 


그렇게 하나하나씩 나의 인생에 있어서 우선순위는 무엇인지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할 수 있는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처음으로 고민했던 것 같다. 계속 꿈꾸기만 했던 대학을 잠시 옆으로 치워두고,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 속)


내가 갖고 있었던 모든 것을 버리고 나의 현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 선생님으로 학생 들과 마주하고 있다 보니 더더욱 본인과 같은 길을 걸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학교 선생님이다 보니 학기마다 있는 상담시간에 아이와 싱담을 하다 보면 아이들은 진짜 본인의 마음을 알지 못하고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넌 그랬으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자리 잡아 본인이 공부하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렇다 보니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다른 아이들도 하니깐 학생이니깐으로 무의식적으로 책상에 앉아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직장인들만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다. 학생들이 오히려 더 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없어 우울증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다. 아이들이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집으로 들어와도 웃음기가 없다면 힘들다고 말하지 않는다면 아이의 말이 줄어들고 있다면 아이의 성적보다 아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안아줘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아이들은 주입식 교육으로 '질문'에 익숙하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또는 나에게 질문하는 법을 몰라 선생님이, 부모님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이 많다. 


이 책에서도 마지막엔 독서의 중용을 강조하고 있었다.

독서를 하면서 아이들이 그동안 실에 엉켜 묶여 있던 본인의 마음을 풀 수 있는 길을 찾기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지금 내가 가야 할 길을 알지 못한다면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이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면 독서를 그 해답을 찾아보는 게 문제집 한 권 푸는 것보다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생들에게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모두 담긴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인생 메시지 

그의 메시지를 통해 다시 일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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