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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주스 Jul 15. 2021

무지개 너머 사과 에이드

사과 이야기


무지개 너머 사과에이드


톡톡, 평평한 언덕 선선한 바람이 불고 그곳에서 바라본 사과를 머금은 나무는 황홀했어. 그곳은 날리는 먼지까지도 반짝였지. 어느 거 하나도 모지란 거 없이 모든 게 특별해 모든 게 평범했어. 그때까지만 해도 사과는 사과였어. 그냥 단순한 사과, 사과 이전의 이름도 붙여져 있지 않던 사과 말이야. 그것은 무척이나 비밀스러웠어. 햇빛을 품은 껍질을 벗겨내면 달빛을 닮은 속내를 밝혔어. 그 사과를 멋대로 베어 물던 사람들이 그 사과를 보고 변덕스럽다고 했지. 가끔은 너무 하단 생각을 했어. 자신이 상처 낸 부위에 산화된 것을 보고 금방 상처를 받는다며 예민하다고들 하더라고. 푸른 멍. 멍은 있잖아 아물기 전까지 손대지 말라는 무언의 표시 같은 거야. 만약 멍이 보이지 않는 속 멍이 들잖아. 그러면 사람들은 아프다고도 해도 믿어주지 않아. 왜냐하면 보이지 않으니까 말이야. 보이는 대로 믿는 것은 편하지. 그런데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거 같아 보여주지 않았더니 속았다고 하더라. 속을 보인 사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문드러지기 마련이야. 데굴데굴 방황하던 사과에게 어느 날 햇살과 물을 간직한 무지개가 문득 손을 내밀었어. 아프지 않게 달콤하게 응축시켜 주겠다고 말이야. 스파클링, 그래 맞아. 따뜻했던 입안 가득 상쾌함으로 밀려오는 소다처럼, 팡팡 튀 듯 사과는 담백한 달콤함이 터질 우아한 맛을 품을 수 있을 거라고 말이야. 시간은 보이지 않기에 비밀스러운 것이고 비밀스러웠던 너의 속내는 달콤한 알갱이들을 만난다면 성숙한 맛을 풍기고서 톡 쏘는 입자를 가진 물과 함께 청량해질 거라고 말이야. 응축된 사과가 청량해지기 위해서는 나누어 담겨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지. 나눔이란 정도와 취향이 있기에 타인의 입맛에 세심히 배려될지도 모른다고 말이야. 하지만 슬퍼하지 않았어. 사과는 사과니까, 라임이나 허브, 레몬이 아닌 사과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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