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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링고주스 Aug 14. 2021

인어공주를 동경한 진주

사과 이야기


인어공주를 동경한 진주


인어공주 이야기 말이야, 정말 위대하지 않아? 인어공주는 영혼 불멸의 진정한 의미를 안거야. 그래서 자신의 목숨의 대가로 왕자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존중해주었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자유와 행복을 준거야. 나는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해. 왕자는 공주를 보살피며 다른 형태의 사랑으로 사랑을 표현했어. 하지만 그것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공주는 원망하지 않아. 왕자의 마음을 알았지만 시간이 기다려주지 않은 외부적인 한계에 순응했다고 봐. 공주는 왕자의 마음이 자신에게로 향해 있다는 것을 왕자 스스로 알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이 있었다면 충분히 기다렸을 거야. 공주는 의심과 불안은 없고 자기 확신이 가득한 영혼이거든. 이 말을 들은 친구는 바보라고 했다. “그게 어떻게 해서 사랑이니, 그건 어리석은 것과 같아. 희생은 위선이고 가식적인 사람이나 하는 짓이야. 아니 어쩌면 자신을 구해주길 원하는 영웅 심리를 기대하는 나약한 사람이 만든 음모일지도 몰라. 죄책감을 씌우는 것으로 선의를 강요하는 거지.” 맞아, 희생!!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희생은 인어공주처럼 하는 거야. 목소리를 잃고 바늘이 찌르는 아픈 걸음에도 왕자와 함께라면 거리를 걷는 데이트를 하고 심지어 춤을 추고 웃으며 행복해했어. 고통을 감수한 인내, 공주는 왕자를 사랑하면서 많은걸 잃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더 값진 것을 배웠다고 생각해. 그것은 진정으로 사랑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감정일 거야. 사랑을 해본 사람은 알아. 그런 감정들이 쌓이면 매일 반복하던 일상과 풍경을 바라보는 관념, 아니 세상이 달라져. 결국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희생은 선택이 아닌 자연스러운 결과처럼 되는걸 거야. 봐, 왕자를 칼끝으로 죽여 공주의 목숨을 살리려는 언니들의 설득에도 공주는 공주의 방식을 고수했어.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다면 살아도 산 게 아닐 테니까. 자신의 영혼을 죽인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건 자살과 같아. 왕자가 없는 세상은 의미가 없어. 그 삶을 연장한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어. 평생 그리워하면서 과거 속에 살아야 하는 현실 속 지옥일 텐데. 이 말을 들은 친구는 고개를 저으며 혀를 찼다. 현실감각이 없다는 냉정한 비판과 함께 그녀가 제정신으로 돌아왔으면 했지만 한 편으로 그런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친구의 마음 깊숙한 어딘가에 순수한 사랑이 있을 것이라는 작은 희망이 있었다, 그녀가 그런 사랑을 하게 된다면 자신도 ‘어쩌면’이라는 단어를 실천할 용기가 생길지도 모르기에. 이런 생각을 하던 와중 그녀가 말을 이어 나갔다. 나는 잠자는 숲 속의 공주나 신데렐라, 백설 공주처럼 아름다움이란 무기로 왕자를 기다리기만 하는 이야기는 질색이야. 미녀와 야수, 미녀는 공주는 아니었지만 지혜와 용기로 야수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을 보고 사랑을 했고, 알라딘의 자스민 공주는 공포와 두려움의 상징, 호랑이를 친구로 삼고 알라딘의 신분과 거짓말로 위장된 진심 어린 사랑을 알아보았어. 인어 공주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어주고 다리를 얻어 왕자에게 자신을 보이잖아. 나는 그런 게 좋아. 사랑은 수동적인 것보다 능동적일 때 가치가 발현하는 것 같아. 의도는 순수하게 과정은 순진하게 결과는 무조건으로. 정말 아름답고 대단하지 않니? 이들의 공통점은 호기심과 모험심이야. 자신의 장점을 아는 것은 중요하지. 그 말을 듣던 친구는 진정 그녀가 인어공주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여태껏 해온 사랑은 남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바꾸었고 남자들에게 사랑을 요구하지도 않고 묵묵히 그 사람의 행복한 모습만 바라보며 표현과 행동은 은유적으로 자기 목소리는 숨겼다. 소유도 집착도 없는 순수 그 자체의 사랑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애석하게도 결과는 언제나 혼자 남겨진 쪽은 그녀였지만 남아 있는 것이 더 많은 것은 사실이었다. 남자가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가꿀 때 그녀의 오색찬란한 매력들은 늘어났다. 책을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그녀는 도서관을 다녔고 술을 좋아하는 남자에게 빠져 칵테일과 와인, 막걸리 등 다양한 술의 종류들을 공부하고 마시며 새벽을 즐기는 방법을 알았다. 얼마 전에는 카페 사장님에게 마음을 주었고 커피가 좋아져 커피를 너무 마신 나머지 카페인으로 밤새 잠을 못 잤다고 한탄했지만 그 밤을 책과 알코올로 함께 했다. 대체로 사랑에 빠진 그녀의 모습은 행복해 보였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자기 자신이 없어 보이는 생활이었지만 그녀는 사랑으로 자신을 만들어 갔다. 그녀가 인어공주와 다른 점은 사랑에 시간 제약이 없고 진정한 왕자가 등장하기 전 다양한 남자를 만나고 다니는 것. 무모함과 자유에서 나오는 생기와 활기는 인어 공주와 닮았다. 그런 의미로 인어 공주는 나쁜 왕자를 만나서는 안된다. 그런 생각이 들자 곧바로 그녀에게 말했다. “이타적인 마음을 이용해 꼬리와 다리의 차이를 틀렸다고 트집 잡으며 자신감을 상실하게 하거나 고통을 감수할 만큼의 벅찬 행복을 주지 않는 사람을 조심해. 헌신과 사랑,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자신은 그런 대우를 받아야 마땅하다는 남자가 있을 수 있어. 자신의 마음은 주지 않거나 어쩌면 마음 자체가 없거나, 어쨌든 오직 이기심으로 뭉친 안녕과 번영을 위해 인어 공주의 사랑은 자기만족으로 채우고 이웃집 공주와 행복하게 살 왕자를 말이야.” 물론, 내가 인어라면 인어가 가진 꼬리와 인간이 가진 다리라는 차이점을 숨기지 않고 당신을 구해준 사람이 나라고,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 왕자와 함께 고민하겠어. 단, 왕자가 다른 모습의 나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이 꼬리가 우리가 사랑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나는 당신과 같아질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할 거야. 그리고 순수한 사람은 아니, 자신보다 타인을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은 대상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말, 자주 듣는 말이야. 그렇지만 말이야, 우리 걱정은 여기까지 하자. 걱정과 생각은 행동을 방해하기에, 우리는 사랑을 해야 하기에. 사랑만 해도 모자를 시간들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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