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는 게 미덕이라는 거짓말

by 동쟌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견디고 있다.

말없이. 아무렇지 않게.

그저 지나가고, 넘긴다.

참았고, 눌렀고,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견딤은 의지였을까, 강요였을까.

달라지지 않는다는 걸 너무 일찍 알아버렸기에.

성숙이라는 말 아래 체념이 있었고,

성실이라는 말 안엔 자기포기가 숨었다.


회사를 다니고, 가족을 감내하고, 부당함을 묵인하는 일.

삶의 많은 부분이 ‘참는 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말하지 않는 사람이 강하다는 전제는, 여전히 작동한다.


견뎌냈다는 것은 미덕처럼 소비되지만,

실은 체념과 자기포기가 깔려 있다.



요즘은 견딤이 멈춰지고 있다.

부서지기 전에 멈추기로 한 사람들.

회사를 떠나고, 관계를 끊고, 도시를 벗어난다.


견딤은 이제 검토 대상이다.

누구를 위해, 무엇을 대신해, 왜 그렇게까지.

필요했던 걸까, 떠넘겨진 걸까.

왜 참아야 했는지.

누구를 대신해서였는지.

사람들은 이제야 묻기 시작한다.


말하지 않고 견디던 시대는,

아무 말 없이

끝나는 중이다.


견디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

이제는 나부터 꺼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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