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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NG Jul 29. 2015

에브리바디, 옥토버페스트

세계 3대 축제를 찾아가는 여정, 뉘른베르크를 거쳐 뮌헨으로

이야기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열세 번째

_한 편의 뮤지컬을 보고 싶다면, 옥토버페스트


What about in Nuremberg?

가을에 유럽여행을 하다 보니, 대부분의  축제가 끝난 상태.   유일한 가을 축제가 있었는데 바로 독일 뮌헨의 '옥토버페스트' 맥주축제다.  여행 몇 달 전부터 숙소를 찾아보았지만 뮌헨의 모든 숙소는 다 찬 상태.    축제를 즐기는 자들의 선택은 두 가지다.


1. 맥주 마시면서 밤을 새운다.

2. 근교에 숙소를 잡아두고 당일치기로 다녀온다.


1의 방법은 너무 무모한 선택이기 때문에, 우리는 근교 '뉘른베르크'에 숙소를 잡고, 당일치기로 맥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순전히 옥토버페스트를 위해  .


what about in nuremberg?

라고 묻는다면, '익숙함'이라고   있겠다.


뉘른베르크
NUREMBERG
2014. 09.25

런던, 파리는 그렇게 할 일이 많더니 여기오니 빨래만 많다.

- 여행 DIARY 中


언제부턴가 볼거리가 많은 곳이 아니면, 생활 필수품들을 해결 곤 한다. 실제 주요 관광 스팟보다 물건들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도 빨래방을 쓰지 않기 때문에 유럽 빨래방 문화를 몰라서 그랬을까. 빨가 엄청나게 쌓였다. 나가서 산책하고, 점심을 먹고, 장을 봐서 숙소에 들어와 음식을 먹고 빨래를 하는, 여행자보다 현지인에 가까워진 느낌이다.

뉘른베르크의 산책 1

말을 타고 산책할 수는 없지만,  걸어서도 한 바퀴 스윽 돌아볼 수 있다. 아기자기한 초콜릿, 과자부터 그릇과 소품들. 그리고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성대하게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리는 만큼,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소품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뉘른베르크의 산책 2

걷다 보면 뒤러의 동상과 '아름다운 샘'이라는 이름을 가진 작품을 볼 수 있다. 독일을 여행하는 내내 하늘이 우중충했는데, 촉촉이 젖어 톤 다운된 모습이 둘 다 제법 잘 어울린다.


뉘른베르크의 점심

뉘른베르크의 필수코스라는 맛집. 테이블마다 전 세계의 각기 다른 가이드북이 올려져 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굳이 맛집을 찾기 위한 여행은 하지 않았지만, 걷다 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 중 방문했던 몇 안 되는 맛집 중 하나다.

뉘른베르크의 산책 3

무슨 노래를 할지 이야기 중인 것 같은 상황이 뭔가 귀엽다. 노래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노래를  못한다. 그래도 참 즐거운 분위기. 보니까 앞에 공연값을 받는 박스도 없었다. 그냥 자기들끼리 좋아서 부르는 노래  .  그 옆으로는 저런 풍경이 펼쳐져 있다.

뉘른베르크의 저녁

이 곳에서 테이크 아웃한 김밥과 스시. 야심 차게 한국음식이라고는 하나도 가져가지 않았건만, 역시나 우리는 한국인. 가끔 외국에서 한국인 분이 하시는 스시나 한국 편의점을 볼 때면 그렇게 반가웠다. 스시와 과일 몇 가지를 테이크 아웃해서 숙소로 돌아와 먹었던 꿀맛이란.


옥토버페스트,
그 험난했던 여정
숙소가 있던 역

한국의 한 동네라고 해도 믿을법한 숙소가 있던 역. 숙소도 아파트 단지 속에 있어서 마치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람도 별로 없는 상쾌한 아침이었다. 그런데 너무 마음을 놓았던 것일까.


날씨는 흐려서 양말은 마르지 않았고,        엉뚱한 역에서 내려버렸다. 양말도 신지 못한 채, 맨발로 외딴 역에 버려진 우리. 겨우겨우 다른 열차를 탔지만 이미 기차는 만석. 그냥 앉을 수 있는 바닥도 꽉 찼다. 사방을 둘러보면 옥토버페스트 복장을 입고 있는 노인들부터 세계 각지에서 모인 젊은이들까지 왁자지껄 하다. 우리는 짐칸 구석에 서서 프레즐을 먹.

남녀노소 모두 한 뜻으로 향하는 곳은? 바로 축제의 현장, 옥토버페스다. 복장까지 제대로 갖춘 채 놀기 위한 만반의 준  .


한 편의 뮤지컬, 옥토버페스트

독일 옥토버페스트 기간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 있는데, 바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뮤지컬 같은 노래들이다. 지난번 보았던 영화 <황태자의 첫사랑>처럼 걸으면서도 기차에서도 노래 한 자락이 이어진다. 낮부터 살짝 취해서 흥을 즐기는 모습. 복장이 우스꽝스러워 그런지 추태 같아 보이진 않는다.  물론 저녁이 되면 간혹 만취된 사람을 볼 수 있지만.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분들도 함께 화음을 넣어서 노래를 부르     .

앞에는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놀이기구 테마파크가 있고, 조금 더 들어가면 저렇게 커다란 비어홀  붙어있다. 가장 유명하다는 비어홀은 들어가자마자 사진도 찍을 수   광경이 펼쳐진다. 연주 소리에 맞춰 노래를 떼창 하는 사람들 사이로 커다란 생맥주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 한 편의 뮤지컬 군무 같아 보였다. 갑자기 무대 속으로  느낌. 우리는 어버버 하며 밀리듯 끌려 나왔다.


다른 곳을 들어가도 꽉꽉 찬 비어홀. 비어홀 앞으로는 맥주가 든 커다란 통들이 정신없이 지나다닌다. 우리 맥주는 마실 수 있을까 불안감이 들었지만, 다행히 앉아있을 자리를 찾았다.

그래도 사진 몇 장 찍은 것 같은데, 생각보다 사진이 별로 없다. 사진이고 뭐고 귀찮고, 그냥 마시자라는 생각을 했던 것도 같다.


1000cc 맥주만 상대하는 이 곳. 1인 1000cc가 기본이다. 그런데 꿀떡꿀떡 엄청 잘 넘어간다. 드디어 독일의 맥주를 맛보았구나! 안주가 없어도 아주 술술 잘 들어간다. 중간중간 건배제의를 하면 맥주잔을 탁자에 치고, 함께 건배를 나눈다. 그럼 또 새로운 음악을 연주하고. 그렇게 술술 들어가는 것이다.


잠깐이지만 거닐었던 뮌헨

빈 속에 맥주를 마신 탓일까. 원래 맥주 마시고는 취하지 않는데, 이 날 난 조금 취했었다. 뮌헨을 걷긴 걸었는데, 딱히 기억도 별로 없고, 사진도 별로 없다. 너무 고단하니 잠이 온다.

넌 이름이 뭐니?

이름 모를 과일과의 첫 만남.    보일  때마다 사 먹었고, 요거트에도 저 과일이 그려져 있으면 사 먹었다. 그런데 정작  이름을 모르겠다. 자두 같은 식감인데 안에 까지 달아서 엄청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축제를 즐기는   사람에 치이는 재미와 사람에 치이는 불편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그래도 그 때만의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더할 나위 없다. 무엇보다 이 축제는 외국  관광객뿐 아니라 독일 사람들까지 한마음으로 즐기는 축제인 것 같았다. 이 곳이 아니어도 독일 여행을 하면서 옥토버페스트 복장을   .       ! 아무튼 이 날은, 에브리바디 옥토버페스트다!


글. Storytraveller

사진. 동생님 & Storytrave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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