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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에게 듣는 문화, 여행 그리고 글쓰기

by YONG
2015. 10. 03

지난 10월 1일부터 4일간 홍대 근처에서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이 열렸다. 벌써 11회인데, 이번에야 이 페스티벌의 존재를 알았다. 나는 컬처그라퍼와 론리플래닛의 초대로 출판사에서 주최한 강의를 듣기 위해 서교예술실험센터를 찾았다. 시간이 안 맞아서 아쉽게도 다른 듣고 싶은 강의들과 축제를 구경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벗님 활동으로 받았던 책을 쓴 작가님들의 강연은 들을 수 있었다.


'기자에게 듣는 문화, 여행 그리고 글쓰기'라는 주제 아래 <미술관의 탄생>의 저자 함혜리 작가님과 <완벽한 하루 여행>의 고현 기자님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 장소인 서교예술센터는 자유로운 분위기라 '여행'이라는 주제와도 무척 잘 어울리는 공간이었다.


브런치를 통해 여행 글쓰기를 쓰고 있는 입장에서 강의 주제는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 처음 브런치를 시작했을 때 예상했던 것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나의 글을 읽고 있다는 책임감이 생기던 참이었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특히 구독해주시는 대부분이 여행을 좋아하거나 브런치를 통해 여행기를 쓰시는 분들도 많기 때문에 혹시 도움이 될까 하여 이 날의 강의노트를 공유해보고자 한다.

문화부 기자의 취재수첩:
해외 예술기행/미술과 건축을 이야기하다

<미술관의 건축>의 저자 함혜리 기자님의 시간은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와 '미술관 건축과 역사'에 대한 이야기로 이루어졌다.


-지난 포스팅 참고: <미술관의 탄생: 건축으로 만나는 유럽 최고의 미술관>

https://brunch.co.kr/@dn5445/32-


작가 소개

함혜리 기자님은 이 책 외에도 <프랑스는 프랑스가 아니다>라는 책을 통해 '우리가 상상하는 프랑스의 모습과는 다른 실제 프랑스'를 내셨고, 화가들의 작업실과 삶을 다룬 <아틀리에 풍경>이라는 책을 내셨다고 했다. 듣기만 했지만 두 책의 주제가 몹시 흥미로웠다. 작가님은 다양한 분야의 기자 일을 하시다가 지금은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문화부의 선임기자로 일하고 계셨다.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

'미술관 건축기행'이라는 주제의 원래 아이디어는 한국의 미술관 건축에 대한 것이었는데 한국의 미술관 건축의 운영면에서 부족한 점을 취재하려 했다고 하셨다. 그러던 중 '런던 도서전'을 취재할 일이 있어 제비뽑기를 통해 해외 취재를 갈 기자들을 뽑는 데는 아쉽게 탈락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럽의 미술관 건축기행'이라는 연재 코너를 맡게 되면서 어찌 되었든 유럽을 가게 되셨다고 했다. 2주일의 취재를 통해 6개월 동안 연재한 시리즈를 묶고, 이탈리아를 추가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여행기자의 여행 방식

내 돈 들이지 않고 가는 여행을 가는 여행기자의 삶은 겉으로 보기에는 참 부럽기만 하다. 그러나 엄연히 '돈을 받고'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일반 여행자의 여행 계획과는 확실히 달랐다.


첫 번째, 자료조사

두 번째, 가장 효율적인 루트 짜기

세 번째, 홍보 담당자와 컨택해서 일정 맞추기(사진 촬영 여부 중)


미술관의 작품이 아닌 '건축'에 초점을 맞춘 터라 작품은 잘 구경하지 못하고, 하루에 두 군데를 가는 등 빠듯한 일정을 소화했다고 한다. 미술관의 가장 큰 섭외 기준은 역시나 '건축적 가치'였다. 오래된 미술관은 리모델링을 어떻게 해서 과거-현재-미래를 어떻게 조화시켰는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했고, 새 미술관은 장소성, 시대성을 가지고 있는 건축물을 위주로 선정했다.

전자의 대표적 건축물은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이고, 후자의 대표적 건물은 런던의 테이트 모던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다. 루브르 박물관은 유리 피라미드를 통해 박물관의 기능을 바꾸었다. 테이트 모던은 도시의 흉물로 방치되었던 화력발전소였던 이 건물 주변은 우범지역이었다. 그러나 테이트 모던으로 세계적인 미술관이 되고, 런던의 또 다른 상징이 된 '밀레니엄 브리지'와 연결되면서, 이 주변은 전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이처럼 한 도시의 랜드마크 건축물이 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나 현상을 '빌바오 효과'라고 한다. 스페인 북부의 소도시 빌바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건축적 가치' 외에도 '여정'과 '섭외 가능성', '날짜'등의 현실적 상황도 고려하여 선정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덧붙였다. 그 외에도 여행자에게도 유용한 팁 몇 가지를 알려주셨다.

<여행 팁>

1. ICOM (국제박물관 협의회) 회원카드 발급
연회비 14만 6천 원에 전 세계 박물관을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장기간 외국에서 체류하는 사람에게 추천. 우리나라에도 ICOM에 선정된 박물관이 몇 개 있지만 유럽은 거의 모든 박물관, 미술관에서 사용 가능하다고 한다.

2. 미술관 건축을 사진으로 잘 남기는 방법
자료 조사 후 중요한 건축 포인트를 알아가는 방법도 있지만, 미술관 책방에서 어느 각도가 좋은 각도인지 본 다음에 그 위치에 가서 찍으면 좋다.

3. 프랑스의 미술관 기행
루브르 - 오르세 - 퐁피두 순으로 본다면 고전주의- 인상파/후기 인상파 - 1차 대전 이후의 순서로 훑을 수 있다.


박물관(미술관)의 역사

취재 뒷이야기 이외에도 박물관(미술관)의 역사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고대에는 지배층 소유 저택 개념으로 도서관이 메인 역할을 했다.


중세에는 수도원이나 레디치 가문 같은 귀족이 후원한 그림, 조각품으로 세속적 의미의 박물관이 시작되었다.


근대에는 루브르 박물관의 탄생과 1845년 '영국박물관령'으로 왕가의 예술도 공공에 개방해야 한다는 의식이 퍼졌고, 이는 박물관 설립의 붐을 일으켰다.


60년대 이후에는 건축가의 의도가 중시된 박물관(미술관)이 지어지기 시작했다. 건축가의 작품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품이 된 셈이다. 그래서 현대에 이르러서는 다원의 시대를 맞아 역사적 건물을 개조하거나 미술관 자체가 개념이 되었다.


여행 기자의 여행노트: 취재부터 탈고까지 여행기사 쓰는 법

<완벽한 하루 여행>의 저자 고현 기자님의 강의 주제는 여행 기자로서의 삶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브런치로 옮기기 전에 썼던 리뷰 도서라 잠깐 소개를 하자면 <론리플래닛 매거진>에 연재했던 국내 당일 여행 '싱글 데이 트립'을 묶어 낸 책이다. 실제로 각 여행지별 취재 기간도 하루였다고 한다. 이 책이 기자님의 첫 책이고, 이런 강의 자리도 처음이라고 하셨다.


작가 소개

남미 대륙을 여행하기 위해 포르투갈어를 전공했으나, 정작 포르투갈어를 쓰는 곳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특별한 전공 덕분에 브라질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었고, 현지인과의 소통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론리플래닛 매거진>의 에디터로 일하기 되신지는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론리플래닛 매거진에 대해서

여행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론리플래닛>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1972년 영국의 부부가 세계여행을 하면서 만든 500종의 가이드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이드북이다. 가이드북, 여행 매거진(14개국), e-book, 여행상품, 여행 정보 공유 서비스 등이 있다. 당연히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도 꽤 오래되었을 줄 알았는데 창간일이 2011년 3월이었다고 한다. 매거진에는 매거진 팀과 여행 사진가, 론리플래닛 여행 가이드북 필자들이 참여하며 여행 사진 전시회와 여행기 공모전 독자여행 이벤트도 있다고 한다. 이 날도 강의실 뒤편에는 전문 사진가와 독자들이 보내온 세계 곳곳의 사진 전시회를 볼 수 있었다.

<매거진 활용 노하우>
1. 가이드북 챕터별 PDF 다운로드를 하면 무거운 가이드북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2. 매년 발간되는 Best in Travel을 참고하면 그 해의 주목해야 할 여행지를 알 수 있다.
3. 매거진 뒤쪽에 있는 알짜배기 mini guides를 챙기자. 여행지에서 가볍게 들고 다니기 좋다.


여행기자는 여행 작가가 아니다
-여행기사 작성

'여행기자는 여행작가가 아니다'라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취재 정리와 정보 확인은 필수이며 객관성, 논리성, 적합성이 있어야 한다. 감상을 기술할 때도 공감을 얻는 선에서 절제하고, 제3자의 입장에서 서술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가 꿈꾸는 여행

누구에게나 여행은 특별한 경험이기 때문에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른 블로거들과 똑같은 여행지, 똑같은 음식을 기록하다 보면 나만의 의미가 없어지는 기분이 든다. 분명 여행할 때는 특별했는데 기록한 것을 보면 남들과 다르지 않은 것이다. 기자님은 스스로 작은 테마라도 정하고 떠나라고 했다. 기자님은 여행 중 만나는 사람과 릴레이 인터뷰를 했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고양이 사진이나 현지인과의 악수 사진 등 다양한 여행기록 방식에 대해 이야기했다.


여행 기자와 여행 작가의 삶은 어떨까 상상하곤 했다. 여행이 '일'이 되면 더 이상 여행이 아니라고 하지만 두 기자님이 부러워졌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분명 이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여행 글쓰기에 왕도는 없다. 누구보다 많이 조사하고, 많이 발로 뛰고 자신만의 테마를 잘 정하고 여행 뒤에는 최대한 빨리 여행정리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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