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거리에서 만난 이름 모를 이야기들
가이드북에 나와 있는 랜드마크, 맛집만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하다보면 가끔은 나만의 추억이 없는 것 같아 공허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기차 안에서 이어폰을 끼고 창문을 바라보기만 해도, 그 풍경은 음악의 옷을 입고 내게 특별하게 다가올 때가 있다. 거리를 걸으면서 우연히 듣게 되고, 귀에 맴도는 음악도 마찬가지다. 각각의 여행지에서 얻어온 음악은 각자의 추억 한 켠에 그렇게 자리한다.
Let her go - Passenger
우리는 영국에서 이 음악을 두 번이나 만났다.
같은 곡을 부르고 있지만 이 둘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같은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전혀 다른 이야기를 상상하게 한다.
Charlotte Campbell - let her go
1.
한국 와서 구글링 끝에 첫 번째 사진 속 여가수가 부르는 버전의 커버곡을 찾아냈다. 앨범 홍보물을 받아왔기 때문에 가능했다. 원곡보다 먼저 들었던 커버곡이었는데 뒤늦게 찾아본 원곡의 느낌과 사뭇 다르다. 듣기 좋은 예쁜 목소리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참 예뻐서 그런지 듣고 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작은 야외 공연장에 온 느낌이다. 날씨 좋은 한 낮의 런던에서 참 듣기 좋은 음색.
2.
아쉽게도 두 번째 남자가수의 앞 모습이 찍힌 사진도 있지만, 우리는 그의 음악을 저번의 그녀의 음악과 다르게 뒤에 앉아서 들었다. 앞에서 듣고 싶어도, 그의 앞으로는 멈춰 서서 듣고 있는 청중이 없었기 때문에 머뭇거려졌다. 늦은 오후의 시간. 우리는 뮤지컬을 기다리는 남는 시간 그가 뒷모습으로 노래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의 음악은 트라팔가 광장을 지나가는, 혹은 쉬고 있는 사람들의 풍경을 배경으로 한 음악이었다.
거리의 이야기.
런던을 여행하며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함께 여행했다. 셜록홈즈, 줄리아 로버츠와 휴 그랜트,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와 론, 팬텀까지. 음악이 끊이지 않아서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주인공이 된다. 개성 있으면서 신사적인 멋이 있는 영국. 이야기가 여행지의 분위기를 만든다.
다음 이야기 여정은 낭만의 도시 파리. 우리에게는 또 어떤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을까.
글. Storytraveller
사진. 동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