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기다림 후에 찾아오는 적당한 시기가 있다
병원을 다니면서 가장 힘들 것은 판단이다.
응급상황이 되거나 임종시에도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것을 해야 한다는 것은 늘 알고 익숙하지만 이론으로만 아는 때와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변수들이 생겨난다.
사람은 누구나 갑작스러운 상황에 맞닿으면 멍한 순간을 가지거나 그냥 몸이 아는 반응으로 행동을 하게 된다.
심박동이 멈추는 순간을 느낌으로 아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요즘은 본인들의 의사를 존중하거나 그런 배려없이 보호자들의 의견으로 심폐소생술을 하지 않고 임종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모든 것이 발전하고 그에 따라 의학도 함께 최신장비에 개발된 고가약들이 있어도 사람의 생명은 계속 기계나 약물만으로는 연장이 가능하다는 것에 많은 의견들이 나오고 인간존엄이라는 부분도 논의되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호자들은 의료인의 설명에 명확한 대답을 하지 않고 막상 닥쳐지는 상황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상황 속에서는 결정되는 시간이 연장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호자들과 말한마디도 못 나누고 세상을 떠나는 환자들을 마주 할때마다 서글프다.
내가 그런 상황이 되더라도 그러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적당한 때가 있고 그냥 일어나는 것 같은 일들에도 그것이 적용되는 걸 깨달았다.
준비되고 기다리고 마음과 몸이 맞을 때가 비로소 모든 것이 제대로 이뤄지고 행동이 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간호사로 일하는 근무시간동안 난 늘 판단하고 결정해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가 빈번하다.
하지만 이제야 기다리고 적당한 때를 선택할 수 있는 작은 여유와 노하우가 생긴다.
인생이라는 긴 과정 속에서 익히고 알게된 작은 깨달음이 간호사라는 일에 접목되어서 난 보람을 가진다.
나는 간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