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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장소들

남산

by 오연주

너무 힘들고 버거운 때는

발걸음이 가는 곳이 있다.

남산.

어릴땐

집 가까운 곳이라서

명절에는 꼭 가족들과 함께

다녔었던 익숙한 곳이다.

고즈넉하고

여유로이 걸어도

누구도 상관하지 않는 공간이다.

서울이 다 둘러져 보여서

앉아서

멍하게 있어도

글을 써도

하늘.바람.공기가

다 자연스럽게 지나가는 것에

자유롭다.

가만히 앉아 있거나

걷다오면

흩어진 빈공간에

스며든 많은 것으로

든든한 곳.

남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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