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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일기

정든 환자의 상태 안 좋아짐

by 오연주

늘 마주하고

밥먹이고

안아주고

정이 듬뿍 든 환자가

안 좋아지면

손에 일이 안 잡힌다.

객관적이어야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신경쓰이고

정신이 그쪽에 가 있게 된다.

평소에 잘 오지도 않고

필요한 진료도

자기들 편의대로

시간이 안된다던 자식들은

힘들어서 눈이 감기는 어머니에게

연신 사랑한다를 말한다.

진심으로 대하는 걸

다 느끼는 어머니는

가족들을 안보여서 볼 수 없는데

다들 보고 싶다고 하고.

서글픈 마음이 든다.

정들어서

헤어지기는 힘든 것도 있고

가식이 너무 안타까워서

씁쓸한 퇴근길.

눈물을 참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나 내일 올때까지 계셔요.

아니면

편히 가셔요.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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