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환자였다
간호대학 2학년 여름방학 언제나처럼 아르바이트를 했다.
조무사자격증이 있는 터라 병원 정형외과 병동에서 기본적인 것을 돕는 정도의 일이었지만 젤 많이 하는 것이
핫팩을 큰 보링기-물을 전기가 흐르는 코이로 데우는 기계-로 끓이고 꺼내어 환자들에게 나누어주는 일이었다.
아르바이트를 끝내기 일주일전 출근을 해서 일을 하는데 핫팩 하나가 잘 꺼내지지 않아서 몇번 시도를 하다가 그만 두고 잠시 쉬고 있었다.
하지만 그 핫팩의 주인은 계속 달라고 조르고 보링기에 걸쳐진 고무장갑을 끼고 깊이 있는 핫팩을 꺼내는 순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고무장갑 속의 작은 물의 온도와 밖의 온도가 딱 맞으면서 내 손에 고무장갑이 밀착되고 당황한 나는 그 고무장갑을 벗겨냈으나 오른쪽 손등과 손목은 수포가 잡히고 감각이 둔한 화상을 입은 후였다.
찬물로 열기만 식히고는 드레싱 어시스트를 하던 중 pain shock으로 땅바닥에 어질하면서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놀란 사람들에 의해 스트레쳐카에 실려서 병실에 옮겨지고 60/10의 혈압으로 실신상태에서 수액을 맞고 나서 정신을 차렸다.
비가 내리고 감각이 없이 진물이 흐르는 화상 상처를 바라보면서 너무 서글펐다. 간호과장은 괜찮냐는 말보다 일을 안하면 알바비를 덜 준다는 말로 별거 아닌데 엄살을 떤다는 표정이었다.
그로부터 나는 그 병원 외과에서 무상으로 화상치료와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 개강후 바로 나간 한양대 내과 실습에서는 손에 화상상처로 쉬운 일만 했다.
부모님께는 그때 일이 너무 죄송스럽다.
오른손과 손등.손목에는 아직도 그 때의 화상흔적이 남아있다. 환자의 입장이 되어 본 3개월이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화상흔적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그때의 일이 생생하다.
늘 조심하며 역지사지를 하면서 간호사생활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