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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일기

비 오는 날

by 오연주

비오는 날에는 그냥 창밖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출근길에는 차창밖의 풍경을 보고

드라마나 애니에서 나오는 마른 땅위에 한두방울 떨어지다가 순식간에 다 젖어버리는 장면을 보면서

작은 편안함을 느낀다.

비오는 날은 울기도 좋다.

빗물에 젖어서 눈물이 흐르는 것을 그냥 아무일 없는듯이

넘겨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산을 들고 맨발로 빗속을 걷다보면 우산 위로 후두둑 떨어지는 찰진 빗소리를 음악처럼 즐길 수 있어서 즐겁다.

쌓인 마음 속의 많은 생각들이 비오는 날에는 다 털어지는 기분이 든다.

비오는 날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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