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모든 이들을 위한 책
세 번째 리뷰글은 책[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이다.
나는 취준생이다.
동아리, 대외활동, 공모전, 아르바이트 등 대학 시절 동안 여러 활동을 했었다. 나름 바쁘게 살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면접장에 가면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활동들을 이야기하곤 했다. 하지만 어쩐지 듣고 있는 면접관의 표정은 심드렁하기만 하다.
사실 그 활동들은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가 되질 못한다. 나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면접에서 떨어질 때마다 후회하고 자책했다. 더 열심히 살걸. 더 노력하면서 살걸.
그렇게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를 매번 다짐하던 나날, 아이러니하게도 이 책을 읽게 됐다.
하완 작가는 투잡을 뛸 정도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었다. 하지만 문득 깨달았다고 한다.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왜 나는 이렇게 바쁘게 살지?
이러한 생각 끝에 잘 다니던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고 이 책을 냈다. 미술을 전공하신 만큼 그림까지 작가가 직접 그렸다. 보기 편한 글과 재치 있는 그림을 함께 보다 보니 책이 술술 잘 읽힌다. 작가님의 문체, 그림체 모두 취향저격이다.
하완 작가는 홍익대 미대 출신이다. 나도 미대생이라서 그런가. 내 멋대로(ㅋㅋ) 작가와 유대감을 느꼈다. 특히 작가의 미대 입시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작가는 4수까지 하면서 홍대에 들어갔다. 홍대 미대만 들어가면 다 좋아 보이고 성공할 거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굳이 여러 번 재수하면서 홍대에만 집착했다고 한다. 사실 미대 입시생이라면 누구라도 안 그렇겠는가. 나 역시 고등학생 시절, 홍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대학 타이틀, 그러니까 소위 사회적인 명성에 몰두했던 그가 이렇게 변했다니.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라는 책까지 내면서 말이다. 지난 세월 동안 작가가 얼마나 변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화려한 성공이 없더라도 우리 삶은 드라마가 될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의 말에 깊은 공감을 하면서도 마냥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 취준생이라는 신분인 만큼 "그래. 이제 이만하면 됐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로를 받았다. 사실 읽으면서 몇 번 울컥거리기까지 했다. 누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주기를 줄곧 바랬던 걸지도 모르겠다.
이제 그만해도 괜찮아.
그래서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건네주고 싶다. 당신의 삶은 이미 사랑스럽다고, 그러니 이제 그만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면서 말이다.
+내가 뽑아본 책'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의 장점, 추천하고 싶은 인물, 추천도
장점
읽기 쉽다 / 그림과 글이 함께 있어 볼거리가 많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대상은?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 모든 이들
추천도
★★★★☆(별 5개 중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