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서윤 Feb 13. 2021

나는 결정했습니다
나는 특별해야만 한다고

Free to be Free to act


이번에 랜드마크에서 진행되었던 Free to be Free to act 졸업생 포럼에서 제가 얻은 것 중 하나는 삶에서 성공하기 위해, 이기기 위해, 제가 항상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먼저 선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 시골학교로 전학을 갔습니다. 초등학교 때는 달리기도 잘했고, 공부도 잘해서 늘 주목받는 아이였습니다. 딱히 무언가를 잘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늘 주목받았기 때문에 자존감도 자신감도 높았습니다.      


그러다 중학교에 들어갔고 더 많은 아이들과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너무 잘해서 별명이 ‘괴물’이라고 불리었던 친구를 알게 됐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 아이의 책상에는 수학 문제집이 펼쳐져있었고, 그 아이의 손에는 무협지가 들려있었습니다. 그리고 한창 무협지를 읽다가 문제집에 있는 수학 문제를 스윽 보더니 바로 답을 적어냈습니다. 저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수학 문제였는데, 그 아이에게는 너무나 쉬운 것이었던 거죠.  


저는 그때 결정했습니다. 내가 아무리 공부를 해도 저 친구를 따라잡을 수는 없겠구나. 나는 공부로는 1등이 될 수 없겠구나. 그때부터 저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글 쓰는 걸 좋아하기는 했지만, 중학교 때부터는 대회를 찾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대회를 찾아다녔고, 상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많은 대회에서 상을 받고, 단상에 올라 상장을 받을 때마다 저는 뿌듯했습니다. 글 쓰는 영역에서는 내가 1등이구나. 그건 고등학교에 가서도 이어졌고, 드라마 작가가 되기 위해 대학교도 그쪽으로 진학했습니다.      


그런데 대학교에 들어가자 전국 각지에서 몰린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되었고, 이미 작가로 등단한 친구도 있었고, 저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진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다시 한번 좌절하게 됩니다. 내가 아무리 글을 써도 이 친구들을 따라잡을 수는 없겠구나. 저에게는 정말 즐거운 글쓰기였는데, 더 이상 즐겁지 않았습니다.      


저는 수능시험을 다시 쳐서 다른 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다시 들어간 대학교에서 저는 이미 나이가 많은 언니/누나였고, 그렇게 저보다 어린 동기들과 공부하면서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던 저를 보고 사촌동생이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언니는 특별하게 살 줄 알았는데, 언니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구나.”     


저는 그 말이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얼마나 특별하게 살려고 노력했는데, 다른 사람들과 똑같다니. 저는 다시 한번 나는 특별한데! 나는 특별해! 특별해야만 해!로 저를 압박했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했습니다. 특별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계속한 거죠. 그리고 29살에 퇴사 후 6개월 만에 창업을 했습니다. 그런데 제 창업 아이템이 무엇이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전자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많이 제작하지 않았던 전자책을 사업 아이템으로 삼아서 출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직장 생활하면서 쓰지 않았던 글쓰기도 하게 되었고, 제가 쓴 글을 출판하기 시작하면서 말이죠. 저는 제 친구들이 직장생활을 할 때, 제 동기들이 직장생활을 할 때, 사업을 시작하면서 다시 그들과 경쟁하지 않아도 되는 위치에 저를 집어넣었습니다.      


사업을 하면서도 계속적으로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 빠져들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지만, 제가 하는 일의 모든 근원은 중학교 때 공부를 정말 잘했던 친구를 보고 결정했던 그 한 마디였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새로운 것, 특별한 것만 찾는 삶을 살았던 겁니다.


그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 저보다 더 잘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더 이상 흥미를 갖지 않게 되기 때문에 저는 항상 더 새로운 것, 더 아무도 하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매느라 힘들었습니다.      


이번에 Free to be Free to act 랜드마크 졸업생 포럼을 통해 제가 얼마나 저의 성공 공식에 얽매여서 힘들게 살았는지 발견한 뒤로, 저는 가벼워졌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 저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마다, 그것에 반응하는 삶을 사느라 힘들었거든요. 성공 공식을 발견하는 것이 정말 큰 힘이 되는 이유는, 이제 더 이상 성공하기 위해서 한 가지 전략만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제가 가지고 있던 성공 공식은 1개밖에 없었습니다. 오로지 그 방법만으로 저를 인생에서 성공하게 만들려고 고군분투했으니 역설적으로 늘 질까 봐 두려운 삶을 살았습니다.      


이제는 특별하지 않을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제가 세운 가능성을 실현시키는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사실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나는 왜 이 사업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무엇을 바라는 걸까? 그냥 돈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일까?라는 생각 때문에 사업을 하면서도 힘을 잃었는데, 지금은 제가 세운 가능성 아래 사업을 시작하니 모든 것이 가벼워집니다. 왜 포럼 리더가 ‘큰 게임을 하라’라고 말했는지 정말로 얻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제가 하는 일을 진짜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사하는 직원에게 나눈 인정의 대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