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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Mar 01. 2021

'더 나은'을 위해
노력하지 마십시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런데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기는 언제 끝이 날까요?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한 노력의 결과는 언제쯤 달성될까요? 끝이 있을까요?      


이번에 랜드마크 Free to be Free to act 졸업생을 위한 포럼을 통해서 제가 얻은 것은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기는 끝이 없다는 것입니다. 저의 게임은 항상 더 나아지게 하기 위한 게임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삶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꿈꿨던 그 삶은, 제가 생각했던 그 계획은 한 번도 달성한 적이 없었습니다. 왜냐면 ‘더 나은’ 삶, 세상, 자기 자신은 지금 이 순간을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끊임없이 개선하고, 개선하고, 개선하는 것으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합니다. 부정적인 시선은 끝이 없고, 부정적인 관점으로부터 시작된 ‘더 나은’ 삶, 세상, 자기 자신은 언제나 만족스럽지 못합니다.      


저는 처음엔 이 말이 ‘체념’으로 들렸습니다. 내가 사는 삶은 언제나 부족하고, 내가 보는 나의 모습은 언제나 100% 만족스럽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더 나은 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문제는 그 노력을 끝까지 하지 못하는 저를 탓하면서 살아왔습니다. 나의 인내와 나의 한계가 고작 이것뿐인가?라는 말로, 끝이 없는 게임에 저를 밀어 넣고 있었습니다.      


랜드마크 Free to be Free to act 졸업생을 위한 포럼 이후에 저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지 않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효과적이지 않고, 그 바탕은 지금 이 순간의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됐으니까요.      


전 지금 이 순간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나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바꿀 것이 없다, 로부터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고, 아무것도 바꿀 것이 없는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 저희 회사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직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때마다 많은 분들이 인복이 좋다, 어떻게 그렇게 좋은 직원들만 만났냐, 라는 질문을 합니다. 그런데 과연 제가 인복이 좋아서 좋은 직원들을 벌써 10명 넘게 만났을까요?      


뉴캄웹툰컴퍼니에는 뉴캄웹툰컴퍼니만의 채용절차가 있으며, 뉴캄웹툰컴퍼니의 채용절차를 모두 거친 사람들만이 입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이 채용한 이후에는 리모트 워크 특성상 모두가 각자 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먼저 입사한 직원 중 1명이 신입직원의 교육을 맡아서 진행합니다. 업무는 최대한 작게 쪼개기 시작합니다. 프로젝트 담당 PD는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업무를 쪼개고, 업무를 생성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업무를 작게 쪼개고, 업무별 마감일자에 맞춰서 일하기 시작합니다. 출퇴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지만 업무 마감시간은 모두 정해져 있습니다. 출퇴근 시간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만, 업무 마감시간을 지키는 것에 엄격합니다. 전 직원이 존칭을 사용합니다. 회사의 우선순위를 매주 체크하고, 갑작스럽게 프로젝트가 생기면 그것에 대해서 먼저 소통합니다.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에 신경 쓰며, 직원들은 전화/문자/카톡/메신저/이메일/ZOOM 등 가리지 않고 상대방과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뉴캄웹툰컴퍼니에서는 ‘잘못됐다’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효과적이다, 효과적이지 않다, 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아무것도 잘못된 것이 없는 배경에서 일을 합니다. 업무에서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집니다. 회사는 저의 책임이니까요. 직원들이 제가 하는 말을 배우고, 직원들이 제가 지는 책임을 배웁니다. 결과적으로 점점 더 제가 책임질 일이 줄어듭니다. 점점 더 제가 가르칠 일이 줄어듭니다. 실수는 업무 매뉴얼로 만들어지고, 업무 매뉴얼은 모두에게 공유되고, 실수는 곧 배움이 됩니다.      


바꿔야 되는 것이 없습니다. 더 나은 회사가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도 없습니다. 저는 제가 만들고 싶은 회사를 만들고, 그것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현재 함께 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더 나은 회사를 위해, 더 나은 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끝이 없습니다. 지금의 세상, 지금의 회사, 지금의 나를 인정하고, 내가 만들고자 하는 가능성을 발명하세요.      


뉴캄웹툰컴퍼니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고, 뉴캄웹툰컴퍼니의 시스템은 더 많은 기업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뉴캄웹툰컴퍼니에서 만들었던 시스템을 바탕으로 더 많은 회사에 변화를 만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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