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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Mar 09. 2021

당신의 목표는
불안함에서 시작됐나요?


어제 거래처와 미팅이 끝나고, 동행한 직원과 커피 한 잔을 마셨다. 리모트 워크 체계로 돌아가는 뉴캄웹툰컴퍼니 특성상 직원들을 만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직원들을 만날 때, 간단하게라도 차 한 잔, 밥 한 끼를 함께하곤 한다. 그리고 직원들을 만나면 나는 사실 직원들의 호구조사는 피하지만, 직원들이 걸어가고 있는 방향은 어디인지, 목표는 무엇인지, 요즘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를 물어본다. 


어제는 2월에 입사한 직원이 가지고 있는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A님은 지금 가지고 있는 목표가 뭐예요?”

“저는 제 주변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는 삶이요.” 

“민폐를 끼치지 않는 삶이요? 그런 삶은 어떤 삶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키우는 고양이가 있는데 고양이가 아플 때 제가 아낌없이 지원해줄 수 있고, 더 이상 부모님에게 손 벌리지 않아도 되는 거요.”

“누군가 A님에게 민폐를 끼치지 마!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나요?”

“아니요. 그런 적은 없지만 제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거 같아요. 저는 대학을 늦게 들어가서 그런지 25살 이후부터는 부모님에게 용돈 받는 것도 죄송스럽더라고요.”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지금 A님이 가지고 있는 목표 설정을 조금 다르게 바꾸면 좋겠어요. 의미가 같더라도 단어 표현을 바꿔서 긍정적으로요.”

“아..”

“왜냐면 지금 A님이 가지고 있는 목표는 ‘민폐를 끼치지 않는 삶’이잖아요. 이 뜻은 ‘나는 지금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고 있어’라는 곳에서부터 시작된 목표 설정이거든요. 이건 A님에게 힘이 되는 목표가 아니에요. 그리고 민폐를 끼치지 않는 삶이라는 것 자체가 사실 도달할 수 없는 허구에 가까워요. A님의 머릿속 불안함을 기반으로 한 목표 설정이 아니라, 예를 들어 실제로 내가 얼마만큼의 돈이 있으면 자립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보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도 같이 검토해보세요.” 

“네 한 번 해볼게요.” 


불안함은 때때로 이상한 목표 설정을 부여하곤 한다. 그것은 도달할 수 없고, 끝이 없고, 게다가 실체도 없어서 나중에는 내가 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왔는지 알지도 못한다. 나에게도 늘 끝없이 돈을 많이 벌고 싶다, 라는 목표가 있었고 그것은 늘 나를 힘들게 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은 것은 얼마큼을 벌어야 하는가? 그것은 나 조차도 대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명확한 숫자를 내 삶에 설정하기 시작했고, 내 책상에는 백억 금수표를 붙여놓았다. 억, 백억, 천억 이렇게 억 단위를 말로는 많이 뱉어봤지만, 눈으로 본 적이 없어서 그걸 눈으로 보기 위해 백억금수표를 구매했다. 실제로 보니 백억은 ‘0’이 10개다. 10개의 0이 쌓이고 앞자리에 1이 붙어야 백억이 되는 것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목표가 허구가 아닌지 한 번 멈춰 서서 생각해보면 좋겠다. 그 목표가 불안함을 기반으로 한 것인지도. 불안함이 아니라 가능성으로 목표를 세운다면 목표를 세우는 그 순간부터 이미 가능성으로 확장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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