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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Feb 13. 2022

MZ세대 직원들과 대화하는 법


직원들과 개인면담 시간을 가졌다. 개인면담 시간에는 회사생활에 대한 만족도와 회사에 제안하고자 하는 것들, 앞으로 준비하고 있는 진로의 방향성, 그리고 개인의 진로 방향과 회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일치하는지에 대한 검토,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평상시에는 깊게 대화를 나눌 기회가 많이 없기에 개인면담 시간에는 특별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이야기를 나눈다. 


직원들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경험하는 건, 진로에 대한 고민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이다. 앞으로 회사생활을 계속할지 말 지를 떠나서, 자신이 정말 잘하고 있는가, 실력이 부족하지는 않는가에 대한 고민부터, 앞으로 미래에 자신은 어떤 일을 더 전문적으로 하고 싶은가에 대한 고민, 지금 잘 가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 등 다양한 형태의 삶의 방향성을 설정하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일단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직원들이 진짜 고민하고 있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여러 질문들을 통해 같이 방향을 찾아간다. 그들에게 답을 주기보다, 대화를 통해 같이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잘하고 싶은 것이 있고, 개인적으로 꿈꾸는 것이 있는 직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꿈꾸는 것이 명확하기는 했지만, 안정적인 급여를 포기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직원이 있었다. 난 과거 내가 선택했던 수많은 순간들을 이야기해줬다. 내가 직장생활을 하며 가졌던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회사 생활을 하면 할수록, 점점 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두렵고, 도전하는 게 두려웠던 나의 모습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발견하고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고 말했다. 내가 진짜 두려웠던 건, 두려움 때문에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은 나의 미래의 모습이, 그래서 회사를 계속 다니겠다고 선택한 나의 모습이었기에, 퇴사를 했다고 말이다. 그 이후에 정말 내 돈을 다 써가며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몇 년을 살고 나니 이제는 더 이상 하고 싶은 것에 미련이 없다고. 오히려 지금은 내가 더 잘하는 것을 선택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물론, 하고 싶은 걸 해보자고 선택했던 나는 아주 많은 빚을 지금의 나에게 남겨주었지만, 더 이상 하고 싶은 것을 못해봤다는 아쉬움도 미련도 없기에 가볍다고. 그러니 인생에서는 한 번쯤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원은 내 이야기를 다 듣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되는지 비로소 명확해졌고, 빨리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당장 집에 가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고 있었던 직원은 퇴사를 하겠다고 이야기했고, 우리는 퇴사 날짜를 정하고 남은 기간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이야기 나눴다. 


삶의 방향성에 대한 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이것도 잘하고 싶고, 저것도 잘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실패하고 싶지 않은 마음, 두려움, 불안 등이 내 안의 답을 안 보이게 꽁꽁 숨겨놓는다. 그래서 직원들과 함께 대화를 하며, 잘하고 싶은 마음을 내려놓고,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을 내려놓고, 장애물들을 하나씩 없애가며 이미 내 안에 있던 답을 찾아간다. 직원이 퇴사를 결심한다고 하여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러지도 절지도 못하는 상태로 함께하기보다, 서로가 각자의 길을 응원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직원들에게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건가요?"라는 질문을 수시로 던진다. 


오늘은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마다 긴장과 불안감이 엄습한다는 직원과 대화를 나눴다. 그런 감정을 느끼는 자신이 너무 싫고, 없애버리고 싶은데 잘 안된다는 것이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지금도 종종 그런 감정을 느끼고, 그럴 때마다 힘들다고 말이다. 너무 오래전부터 그래 왔기에 마치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을 정도였다. 난 어떻게 하면 마인드 세팅을 다시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했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건 아주 위험합니다. 왜냐면 내가 아무리 다른 사람이 되려고 해도, 이미 내가 그어놓은 테두리 안에서 벗어날 수가 없기 때문이죠. 나는 원래 일을 시작할 때마다 불안하고 긴장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건 아주 위험합니다." 


해당 직원에게도 나의 일화를 들려주었다. 나의 경우에는 '나는 원래 특별한 사람이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다. 하지만, 그 생각으로 인해 나는 일반적으로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늘 거부하고 언제나 새로운 일, 특별한 일, 트렌디한 일을 쫓아서 살아왔다. 하지만, 매일 특별하게 사는 건 사실 피곤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고, 많은 시간이 들기도 했다. 직장생활을 하는 게 평범한 것도, 지루한 일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특별하지 않은 것처럼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원래 특별한 사람이야, 라는 생각 대신에 나는 누구라도 될 수 있고, 내가 원하면 어떤 모습으로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며 랜드마크 교육을 통해 훈련한 결과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매일매일 살아가는 게 가능해졌다. 특별한 내가 되기 위해서 애쓰며 사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사는 것이 가능해졌다. 직원에게는 매일 그것을 훈련한다면 도움이 될 거라고 말했다. 처음엔 어색할지라도, '나는 사랑스러운 사람이야', '나는 생산성이 높은 사람이야', '나는 인정받는 사람이야' 등 내가 살고 싶은 나로 살아가는 훈련을 추천해주었다. 


직원은 항상 고민하던 문제가 해결되어 고맙다고 말했다. 친구나 가족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 있었는데, 나와의 대화를 통해 많은 것들이 해결되었다고 답했다. 직원의 표정은 한결 가벼워졌고, 방금 전까지 고민되던 직원의 이슈는 온데간데 사라져 버렸다. 가장 답답한 순간은 내가 정말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이고, 가장 희망찬 순간은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입지에서 행동하는 것이다. 마치 불안과 두려움이 나를 집어삼킬 것만 같지만, 내가 그 불안과 두려움을 컨트롤할 수만 있다면 더 이상 그것은 나에게 불안과 두려움이 아니라 그저 스쳐가는 감정일 뿐인 것이다. 



MZ세대 직원들과 대화하는 법 


1. 직원들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 들어주어라. 

: 직원들이 고민을 바로 이야기하지 않거나, 쉽게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고민이 있어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툰 직원들도 있다. 그렇다면 직원들에게 있었던 최근의 이슈를 시작으로 대화를 시도해보자. 이사를 했다면 이사한 집은 어떤지, 어떤 문제는 없었는지, 마음에는 드는지 등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다. 자취를 하는 직원이라면 자취하면서 어떤 것이 편하고, 어떤 것이 불편했는지 등 대화를 하다 보면 최근 어떤 일이 있었는지 더 깊게 알게 되고, 그것을 토대로 말문을 열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다. 


2. 직원들의 고민에 답을 찾아주는 것 대신에 고민의 근원을 찾는 대화 해라. 

: 직원들이 고민을 이야기하면 아마도 대부분은 자신이 생각한 답을 말하고 싶어질 것이다. 대신에, 직원들이 왜 그 고민을 하게 되었는지 고민의 배경, 근원을 찾는 대화를 질문을 통해 시작해보자. 지금 말하는 고민은 어쩌면 진짜 고민이 아니라 포장된 고민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고민이 무엇인지 찾아가 보는 것이다. 자신감 또는 자존감이 낮아서 생긴 고민인지, 아니면 미래에 대한 불안함 때문에 오는 고민인지 찾아가 보는 것이다. 고민에는 경중이 없다. 어떤 것도 가볍게 대하지 말고, 진지하게 고민을 듣고 근원을 찾는 대화를 하자. 


3. 대표가 경험했던 경험, 또는 유사한 경험이 없다면 주변에 있었던 사례들을 토대로 어떻게 비슷한 고민을 극복했는지 들려주어라. 

: 어려운 책도 예시를 통해서 보면 쉽게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고민도 동일하다. 아무리 복잡하고 풀기 어려워 보이는 인생의 문제도, 앞서 비슷한 고민을 겪었던 사람의 경험담으로 들으면 자신만 했던 고민이 아니라는 것에서 1차 위안을 받는다. 나 때는 말이야~라는 대화가 아니라, 나 역시 과거에 어떤 사건으로 인해 굉장히 어려웠고,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선택을 했고, 이런 경험을 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직원이 대표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4. 직원이 나의 대화를 통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물어보라. 

: 나의 대화를 통해 직원들은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가 대화를 하기에 안전한 상대라는 것을 직원들이 경험하면 그때부터는 직원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단, 직원들의 진짜 이야기 중에는 어쩌면 대표자가 듣기 싫은 대화가 있을 수도 있다. 그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라. 내가 듣기 싫은 이야기를 직원들이 한다고 해서 회피하는 것보다, 직원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도 안전하다는 경험을 할 때, 비로소 직원과 회사가 연결된다. 


5. 직원들과 솔직한 대화를 하라. 

: 대표들도 직원들의 눈치를 본다. 그래서 묻고 싶은 것도 물어보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미 대화를 하며 안전한 관계를 형성하게 되면 어떤 이야기든 나눌 수 있다. 직원들은 기꺼이 회사에 발전이 되는 이야기를 많이 해줄 것이다. 또한,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직원들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알아야 회사를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만약 지금 직원들이 대표에게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가장 위험한 신호다. 억지로 대화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대화를 하기에 안전한 사람이 먼저 되어주어라. 그래야 들을 수 있고, 그래야 연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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