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문득 나의 일상이 감사했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했고, 산책을 하면서 아주 오랜만에 숲 속의 햇빛을 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아침에 주말 아침 거리를 걷고 있었고, 거리엔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했다.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오늘 읽어야 할 책을 챙겼고, 집 근처 카페에 가서 밀크티를 한 잔 시켜놓고 책을 정독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읽었으면 완독 하기 힘들었을 책 한 권을 카페에서는 금방 읽었다.
그런데 갑자기 창밖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하나 둘 우산을 쓰고 다니기 시작했다.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리저리 처마 밑을 찾아 숨어들었다. 쉽게 그칠 비가 아닌 것 같아 출근 전인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비가 오니 출근하기 전에 우산을 가져다 달라고. 남편은 그러겠노라 대답했고, 얼마 뒤 우산을 들고 카페로 남편이 찾아왔다. 남편은 우산을 건네고 바로 출근하러 직장에 갔다.
오후 일정을 보기 위해 카페를 나왔고, 비는 그칠 줄 모르고 세차게 내렸다. 남편이 갔다 준 우산은 제법 우리 집에서도 큰 우산 중 하나였고, 덕분에 비를 맞지 않고 안전하게 집까지 귀가했다.
문득 오늘 나의 일상이 감사하게 다가왔다.
해결해야 할 문제도 산더미고, 해결은 정말 되는지 걱정도 산더미였던 하루가 요 며칠 지속됐었는데, 오늘의 산책과 카페에서의 시간 그리고 남편이 건네 준 우산만으로 하루가 감사했다. 그 감사함에 나의 오늘 하루는 충만함으로 가득 찼고, 어마어마하게만 보였던 문제들을 직면하는 힘을 주었다.
하루가 버겁다고 느껴질 때, 하루를 살게 하는 힘이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음을 얻게 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