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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Sep 13. 2016

어느 순간부터 일이 재미없어졌다

로그디노 2016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몸이 지쳐서 일이 재미 없어진 것인지, 일이  재미없어서 몸이 지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부터 일이 재미 없어졌다. 일이  재미없다고 이야기하면, 누가 일을 재미로 하냐는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하면, 모르겠으면 그냥 더 해보라는 대답을 듣곤 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하고 싶은 일은 취미로 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이야기하면, 조금 더 참고 버텨 보라는 말을 들었다. 내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정해져 있는 답변들은 항상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밖을 향해 질문을 던지면, 밖에서는 그 질문을 다시  집어넣으라고 이야기했다. 나의 마음이 굶주려서 나온 질문이었으나, 그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처럼 들리는 것 같았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지, 다른 일은  없는지, 나에게 맞는 일인지, 내 선택이 옳은 지 등등의 수많은 질문들을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 하지만, 질문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는 순간 우리는 갈등하게 된다. 나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사실에 대해서 수긍하기 힘들어지고, 이런 현실을 살아가는 나 자신에 대해서 실망하게 된다. 나의 경우, 고민은 끝도 없었고 답도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이건 아니야, 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주  오래전 나는 걸을 수도 있었고,  뛰어다닐 수도 있었는데, 나는 왜 계속 앉으려고만 했을까 라는 물음이 나를 스쳤고, 나는 내가 오래도록 앉고 있던 의자에서 일어섰다. 나는 다시 걸었다. 

나는 디지털 노마드가 되었다. 




로그디노 2016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2016.10.15 - 2016.10.16 


홈페이지: www.logdino.com 

페이스북: www.facebook.com/logdino

컨퍼런스 & 워크숍 신청 링크: http://goo.gl/gwbYR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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