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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Oct 22. 2016

99일간의 기록
로그디노 진짜 이야기 3

로그디노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로그디노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행사 진행은 우리 맘처럼 잘 되지는 않았다. 행사를 하겠다고 공표를 한 순간부터, 우리의 부족한 모습들은 적나라하게 사람들에게 보여졌고, 우리들은 고민에 빠지기 시작했다. 피드백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준비했던 것들을 계속해서 갈아엎어야 했다. 게다가 부정적인 피드백이 들려올 때마다 마음고생은 덤이었다. 무엇 때문에 우리가 이번 행사를 하는지에 대해서 되뇌기 시작했다. 무엇 때문에, 우리는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를 시작하게 되었을까. 이렇게 생고생을 해가면서... 



16년 8월 1일 

드디어 티켓 오픈을 하는 날이 다가왔다. 티켓 판매는 텀블벅을 통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텀블벅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경험이 있는 내가 텀블벅 관리를 맡아서 진행했었는데, 사전에 준비를 해놓은 상태에서 8월 1일 0시 0분에 승인 버튼을 누르고 티켓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 날은 참 좋았다. 두근거리기도 했고,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하기도 했다. 당시 목표금액은 500만 원이었고, 컨퍼런스 티켓 가격은 6만 원이었다. 워크숍까지 참석하려면 9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당시 티켓 가격에는 우리가 준비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담겨있는 가격이었다. 하지만, 티켓 가격이 너무 높다는 진지한 피드백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일부 티켓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아주 소수에 불과했다. 



16년 8월 4일 

오전 10시. 우리는 각자의 컴퓨터 앞에 모여서 회의를 시작했다. 우리는 행사를 오픈하고 나서야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유난히도 더웠던 지난여름, 우리는 컴퓨터 앞에서 진짜 더운 하루를 보내야 했다. 우리의 회의는 저녁 늦게까지 이어졌고, 저녁은 먹었냐는 팀원의 메시지에, 내가 그 날 한 끼도 먹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정말 화장실 가고, 물 한 잔 마시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컴퓨터 앞에서 계산기를 두드리고, 플랫폼을 변경하는 작업들을 빠르게 진행했다. (물론, 나중에 이 작업을 한 번 더 했다는 것이 놀랍다면 놀라운 일이다) 


그 날, 우리는 홈페이지에 티켓 가격과 플랫폼 변경에 대한 공지를 했다. 참가자가 없는데, 행사장을 멋지게 꾸미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냐는 데 의견을 모았고, 걷어낼 수 있는 것들을 정리하고, 컨퍼런스 티켓 가격을 6만 원에서 3만 9천 원으로 내렸다. 또한, 텀블벅에서 우리의 프로젝트를 중단시켰고, 대신 '콩콩'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참가자 신청을 받는 것으로 변경했다. '콩콩'은 티켓 판매와 함께 행사 당일에 입장과 질의응답 서비스까지도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어플이었다. 수수료도 비교적 다른 플랫폼에 비해 저렴하였기 때문에, 우리는 텀블벅에서 콩콩으로 플랫폼을 갈아탔다. 


그렇게 우리는 다시 홍보를 하기 시작했다. 



16년 8월 15일 

루시가 로그디노 브랜딩 및 컨퍼런스를 통해 우리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공유했다. 우리가 진짜 전달하려는 내용이 무엇인가요?라는 질문과 함께. 사실 이 질문은 3개월 내내 계속되었는데, 가장 중요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어쩌면 우리의 처음 의도는 '재미'에 있었던 것 같다. 디지털 노마드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장을 만들고 싶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꽤 진지해졌고, 단순히 '재미'라고 표현하기에는 각자가 가지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의미가 달랐다. 우리는 각자가 아주 중요한 순간에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실현시킨 사람들이었다. 그러니까, 재미로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선택한 사람들이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 스스로도 도전 중이었고, 그 길 위에서 컨퍼런스를 열게 된 것이다.


그 날 루시가 던졌던 메시지 중에서 기억에 남는 건, 돈을 목적으로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루시는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가치. 하지만, 나는 루시에게 어떤 가치?라는 질문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던졌고, 그 질문은 팀원 모두에게 '디지털 노마드는 무엇인가?'라는 아주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다. 



16년 8월 20일

티켓 가격을 내렸지만, 행사는 별다른 호응이 없었다. 컨퍼런스를 알리기 위한 다방면의 방법들이 제시되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연사들의 서면 인터뷰였다. 연사들의 스토리를 통해, 참가자들을 불러 모으자는 의견이 나왔고, 각 연사들에게 5 - 7개 이내의 질문을 전달하였다. 차례대로 연사분들의 회신이 도착했고, 연사들의 인터뷰 콘텐츠를 토대로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콘텐츠화시켰다. 유대열 님의 인터뷰를 시작으로, 연사분들의 인터뷰는 참가자들에게 전달되었다. 


다음으로 한 일은 미디어에 컨퍼런스를 소개하는 일이었다. 미디어에 소개하기 위해서 디지털 노마드와 관련된 기사를 작성했던 기자들에게 행사 소개자료를 첨부한 이메일을 발송했다. 일부 미디어에서는 행사에 대해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어떠한 미디어에서도 로그디노 행사에 대해서 다뤄주지 않았다. 


행사 후원을 받기 위해서, 서울시청과 강남구청에도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그들은 디지털 노마드가 무엇이냐?라는 질문부터 던졌고, 디지털 노마드부터 로그디노에 대해서 한참 동안 설명을 한 후에는, 민원을 어디로 전달하는 것이 좋겠냐는 또 다른 질문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일자리 창출이 되는지, 아니면 관광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이번 행사를 통해서 일자리 창출이 되지도, 관광효과랄 것도 없었다. 예산 책정부터가 지난해에 책정된 예산이었기 때문에, 당장 우리의 행사를 위해 운용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너무 아무것도 모르고 일단 두드리고 또 두드렸던 시기였다. 하지만, 다행히 열심히 두드린 끝에 다음에 행사를 할 때에는 장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회신을 받았다. (내년에... 또 할 수 있을지는 정말 모르겠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에게도 트윗을 날리고, 여기저기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서 설명하고, 로그디노에 대해서 알리던 시기였다.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뭐든지 하던 시기였다. 두드리고 또 두드리던.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고, 사람들은 모이지 않았다. 진짜 이렇게 말라버리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더웠던 여름 나는 컴퓨터 앞에서 좌절하고 있었다. 컨퍼런스를 시작하고 가장 힘든 시기를 우리 모두가 보내고 있었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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