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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서윤 Oct 22. 2016

99일간의 기록
로그디노 진짜 이야기 4

로그디노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로그디노 : 디지털 노마드 in 서울 

당시 우리의 목표는 하나였다. "참가자들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깨달았다. 참가자들을 많이 모으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우리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려는 노력이 중요한가. 우리는 지금 참가자를 모으겠다는 것에 치우쳐서, 이번 행사를 열려고 하는 진짜 목적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가. 진정 뭣이 중헌디를 외치며 우리는 우리가 걸어가야 하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16년 8월 24일 

제주도에서 '테크플러스(tech+) 제주 2016' 이 개최되었다. 제주도는 지자체에서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키워드를 잘 활용하고 있었고, 이미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그중에 하나가 지난 8월에 열린 테크플러스 제주 2016이었고, 그 행사에 제주도에서 체류 중이던 애나가 참석하게 되었다. 애나가 행사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였다. 로그디노 행사보다 앞서 진행되는 제주도에서의 디지털 노마드 행사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과 연사로 서는 김상수 대표를 섭외하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하게도, 천예지 님이 김상수 대표와 이미 알고 지내던 사이였고, 아무래도 그 덕분에 김상수 대표로부터 로그디노 행사를 위해서 흔쾌히 강의를 해주시겠다는 컨펌도 받을 수 있었다. 천예지 님의 이야기를 잠깐 더 하자면, 이번에 해커파라다이스의 Spencer와 Jennifer 역시 섭외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고, 로그디노의 파트너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우리가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나마 힘이 덜 들었던 부분을 꼽자면, 아무래도 연사 섭외가 아닐까 생각된다. (다른 일이 너무 힘들어서, 비교적 수월했던 것으로 느껴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16년 8월 25일 

또 한 번 갈아엎어야 하는 결정을 하게 되는 순간이 다가왔다. 원래 로그디노 컨퍼런스는 10월 14일 금요일이었고, 워크숍은 10월 15일 토요일에 진행되는 것으로 계획되어있었다. 사실, 날짜를 토-일이 아닌 금-토로 잡았던 이유는, 장소 대관 때문이었다. 일요일에는 장소 대관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예산 문제로 인해서 주말이 아닌, 금요일에 컨퍼런스를 여는 것으로 준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참가자들에게 허들로 다가올 수 있다는 김상수 대표의 피드백을 토대로, 먼저 신청한 참가자들과 연사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컨퍼런스 요일을 바꾸게 되었다. 컨퍼런스를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옮기고, 워크숍은 같은 장소에서 진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 다른 장소를 섭외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디캠프에서는 일요일 대관을 특별히 승인해주었고, 우리는 최종 행사 일정을 주말로 옮겼다. 또한, 티켓 가격을 또 한 번 인하하는 안건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난번에, 정말 줄일 수 있는 것들을 전부 줄였다고 생각했는데, 쥐어짜고 또 쥐어짜서 39,000 원에서 25,000 원까지 만들었다. 식사값 11,000 원과 행사 부대비용, 강연료, 플랫폼 이용 수수료 10% 만을 책정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콩콩 플랫폼을 생소해하는 참가자들을 위해서, 우리는 또 한 번 플랫폼을 변경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다시 텀블벅으로 옮겨가기로 했고, 이번에는 목표금액을 80만 원으로 책정하였다. 참가자들을 최소 30 명까지는 모아보자고 의견을 냈고, 참가자들의 숫자와 상관없이 행사를 진행하자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8월이 끝나가는 시점. 행사가 이제 겨우 6주밖에 남지 않은 그 시점에, 우리는 참가자 모집 부진에 대한 다양한 원인 분석에 들어갔다. 그때 나왔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아직 한국은 디지털 노마드라는 키워드가 나오기 전 단계가 아닐까?라는 분석이 있었다. 퇴사라는 키워드는 나오기만 하면, 아주 많은 공감대와 많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지만, 디지털 노마드라는 개념은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생소하다는 것이 우리의 분석 결과였다. 또한, 지역적인 특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나왔는데, 서울에는 우리뿐만 아니라 아주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기에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는 어렵다거나, 제주도처럼 디지털 노마드를 키워드로 다뤄서 움직이는 모습을 아직까지 서울에서는 활발하게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 또 하나의 원인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그저 우리의 추측일 뿐, 분명한 것은 없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컨퍼런스를 준비하는 동안 참가자 모집 이슈로 팀원 모두가 고민도 많았고 마음고생도 많았다.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모르는 배처럼 망망대해에 떠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정말 신기하게도 그때마다 행사를 꼭 해야 하는 이유를 컨퍼런스 신청자들을 통해서 깨닫게 되었다. 디지털 노마드에 관심이 있는데, 이런 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정말 좋다는 이야기를 참가자들에게 들을 때마다, 우리는 조금 더 힘내 보자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행사가 아니라, 우리끼리 즐길 수 있는 그런 자리로 만들기 위해, 우리는 다시 한번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대화의 끝에서, 나는 그제야 아주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이번 행사를 여는 진짜 목적. 디지털 노마드를 알리고, 한국에서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장을 마련하는 것. 



16년 9월 1일 

텀블벅을 통해서 다시 티켓 오픈을 했다. 그 사이 다양한 곳들로부터 후원이 확정되어, 후원처에 대한 홍보 콘텐츠도 같이 진행하였다. 장소를 후원해준 D.CAMP (디캠프), 2017년에 열리는 포르투갈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 할인 코드를 후원해준 DNX, 코워킹 스페이스 이용권을 후원해준 플레이스 일로와, 스마트보틀을 후원해준 에잇컵스, 로그디노의 파트너로 활약해준 Zentrepreneurs, 후원금을 보내준 진아영어컨설팅과 모브미스트, 연사들의 선물로 미니 다육이와 도자기 브로치를 후원해준 최우정 작가, 캘리그래피 재능을 후원해준 백은미 작가, 태국 방콕 코워킹 스페이스 이용권을 후원해준 HUBBA, WOLF 그리고 Poolsub. 


우리는 어느 순간, 우리끼리 힘들게 걷고 있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이미 많은 후원처들이 우리에게 많은 응원과 힘을 보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정말 우리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에서 열리는 디지털 노마드 컨퍼런스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었다. 


티켓 오픈이 다시 시작되었다. 너무 많이 바꿔서 민망했지만, 우리에게는 민망함보다 행사를 시작했으니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더 컸다. 그렇게 다시 시작했다.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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